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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훈 “무산된 '프랑스 장식미술전' 소장품 위주로 내년에 다시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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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훈 “무산된 '프랑스 장식미술전' 소장품 위주로 내년에 다시 개최"

입력
2016.03.3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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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훈 국립중앙박물관장이 31일 열린 취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박물관 운영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영훈 국립중앙박물관장이 31일 열린 취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박물관 운영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립박물관이라고 상업적인 전시를 무조건 배제할 수는 없지만 중앙박물관의 성격에 맞는 전시가 무엇인지는 생각해야 합니다.”

이영훈(60) 국립중앙박물관장은 31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취임 후 첫 기자 간담회를 갖고 한불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계획됐다 무산된 ‘프랑스 장식미술전’을 “프랑스 장식미술관의 소장품 위주로 내년에 다시 개최할 예정”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관장은 프랑스 장식미술전에 대해 “2014년 1월 프랑스쪽에서 먼저 전시를 요청했고, 그 해 3월에 양측이 ‘장식미술’을 주제로 하는 데 합의했다”면서 “현대의 미술품을 보여주려다 보니 프랑스 명품업체연합체 콜베르 재단이 참여하는 기획안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전임 김영나 관장은 명품업체들이 간여한다는 이유로 이 전시 개최에 부정적이었고 이 때문에 갑자기 교체됐다는 이야기가 파다하다.

김 전 관장이 프랑스 장식미술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와 의견이 달라 물러나게 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이 관장은 “저 또한 인사 대상자라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도 “법인 형태인 프랑스 박물관이 국가 기관인 우리와 다른 재원 운영 방식을 가졌음을 이해하지 못했던 점이 있고 향후 외국 박물관과 전시를 진행할 때는 상대의 문화와 풍토, 인식 등을 충분히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관장에 대해 “박물관 외연을 많이 넓혔고 미적 감각이 뛰어났다”고 평가했다.

이 관장은 이어 “박물관은 소장품과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므로 폐쇄적이고 배타적이라는 인식을 불식시키겠다”며 “국민적 관심이 높은 수장고를 개방해 국민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주는 창조적 공간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현재 중앙박물관 수장고에는 약 38만여점의 유물이 보관돼 있다. 그는 “소장품 연구와 조사에 매진해 연구 수준을 높이겠다”며 “객원연구원 제도 등 도입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또 “중앙박물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13개 소속박물관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방점을 두겠다”고 덧붙였다.

일제강점기에 도난 당한 것으로 알고 있었으나 중앙박물관 수장고에 있는 것으로 최근 확인돼 문화재 관리 체계의 허점을 보여준 국보 제101호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 현묘탑’ 기단부 사자상에 대해서는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자상을 보존 처리한 후 문화재청에 알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은 잘못”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기고, 서울대 고고학과를 졸업한 이 관장은 1982년 국립중앙박물관을 시작으로 청주박물관장, 부여박물관장, 전주박물관장, 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장 등을 역임했다. 34년 간 박물관에서 근무해 ‘박물관 통’이라 불리는 그는 “거의 10년 만에 중앙박물관에 오니 마치 본가나 친정에 온 느낌”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새 관장을 맞은 국립중앙박물관은 한불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프랑스 그랑팔레와 러시아 에르미타쥬 박물관과 공동 주최하는 한국도자명품전을 시작으로 총 5개의 기획특별전 계획을 갖고 있다. 또한 경주 서봉총에 대한 재발굴 조사를 통해 신라 고고학 연구의 내실도 다질 계획이다.

신은별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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