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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제노동 희생자 기리는 평화디딤돌 전국 설치

입력
2016.03.31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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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강제노동에 시달리다 숨진 조선인 희생자를 추모하는 상징물 '평화디딤돌' 시안. 사단법인 평화디딤돌 제공
일제강점기 강제노동에 시달리다 숨진 조선인 희생자를 추모하는 상징물 '평화디딤돌' 시안. 사단법인 평화디딤돌 제공

일제 강점기 강제노동에 시달리다 숨진 조선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상징물이 전국 곳곳에 설치된다.

사단법인 평화디딤돌은 다음달 5일 일본의 동아시아시민네트워크와 함께 ‘평화디딤돌과 기억의 예술’ 행사를 열어 희생자들의 이름과 출신지 등이 새겨진 평화디딤돌을 전국에 설치할 계획이라고 31일 밝혔다. 두 단체는 지난해 일본 홋카이도(北海道)로 끌려가 혹독한 노동에 시달리다 숨진 조선인 115명의 유골을 수습해 광복 70년 만에 한국으로 봉환하기도 했다.

이들은 행사 첫날 지난해 일본에서 봉환한 조선인 유골 중 서울에 본적지를 둔 5명의 평화디딤돌(가로ㆍ세로 15㎝)을 제작해 종로와 영등포 등 길거리에 우선 설치하고 이후 전국으로 확대 설치할 방침이다.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 위치한 ‘평화의 소녀상’을 조각한 김운경, 김서경 부부가 평화디딤돌 제작을 맡았다. 설치 작업에는 전쟁 희생 추모 조형물을 제작해 온 일본 조각가 긴조 미노루(金城實)씨와 도노히라 요시히코(殿平善彦) 동아시아시민네트워크 대표도 참여한다.

평화디딤돌은 독일의 슈톨페스타인(걸림돌)을 본 땄다. 슈톨페스타인은 발에 이 상징물이 걸릴 때마다 나치에게 끌려가 반인도적 전쟁 범죄에 희생된 이들을 추모하자는 뜻을 담아 희생자들이 살았던 지역 보도블록 곳곳에 설치됐다. 1990년대 처음 작업이 시작돼 현재 유럽 전역에 총 5만6,000개가 넘게 만들어져 있다.

두 단체는 또 첫 행사 이튿날인 6일 서울 중구 성공회대성당에서 ‘기억과 예술 국제 심포지엄’도 연다. 전쟁과 반인도적 범죄의 희생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작업을 벌이는 한국, 일본, 독일 예술가들이 행사에 모여 자신의 작품을 소개한다.

정병호 평화디딤돌 대표는 “평화디딤돌은 되살아나고 있는 증오의 정치를 경계하고 미래 평화를 염원하는 예술적 상징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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