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는 3월 21~25일 대전과 광주, 전주 등에서 자동차세, 과태료 등이 체납돼 번호판이 영치된 채 방치된 차량 20대를 견인 조치했다. 견인된 차량은 가까운 오토마트(인터넷 자동차 공매 사이트) 보관소로 옮겨져 공매 절차를 밟게 된다.
지방자치단체가 다른 시도에 방치된 체납차량을 공매 처분하기 위해 견인 조치에 나서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현재 인천시에 등록됐으나 다른 시도에 번호판이 영치된 체납차량은 모두 1,788대, 체납액은 196억8,200만원에 이른다. 차량 1대당 평균 체납액은 1,100만원이 넘는다.
전국 시도는 2010년 10월 징수촉탁 협약을 맺고 자동차세가 4회 이상 체납된 고질ㆍ상습 차량의 경우 다른 시도에 등록됐어도 직접 번호판을 영치하고 있다. 대신 번호판 영치 이후 징수된 체납액의 30%를 등록지 지자체로부터 수수료 명목으로 지급 받는다.
이에 따라 차량이 등록지가 아닌 타 시도에 방치돼 있어도 번호판 영치 조치가 가능해졌지만 공매 처분하기 위한 견인 조치는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방치 차량을 찾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인천시가 최근 견인 조치한 체납차량 20대는 3명의 전담 견인반이 5일 동안 돌아다니며 찾아냈다. 다른 시도와 업무협의를 통해 번호판이 영치된 체납차량의 위치를 사전에 파악했지만 하루 평균 4대가 한계였다.
시 관계자는 31일 “(이번 원정 단속에) 1년 치 출장여비를 다 썼다”며 “제한된 예산으로 인해 (원정 단속은) 연 1차례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견인 조치 후 공매 처분을 하더라도 채권 순위가 밀려 체납액 징수를 못하는 경우도 있어 적극적인 원정 단속을 펴는데 한계가 있다고 시는 설명했다. 체납차량을 공매하면 공매 비용을 제외한 전액을 체납액으로 징수할 수 있으나 채권 순위가 밀리면 허사인 것이다.
시의 다른 관계자는 “원정 단속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체납차량을 다른 지역에 갖다 버리면 번호판을 영치하는 것 외에는 딱히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환직기자 slamh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