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강진에서 칩거해온 손학규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전 상임고문이 30일 4ㆍ13 총선에 출마한 측근들의 지원 사격을 위해 수도권까지 올라왔다. 그간의 침묵을 깨고 측근 지원에 나선 손 전 고문의 발걸음이 ‘내친 김에’여의도까지 닿을지 주목된다.
손 전 고문은 이날 경기 수원갑에 출마한 이찬열 더민주 후보의 사무실을 방문해 “정부가 국민들의 생활을 펴게 해주는 데 별 도움이 못되고 있다”며 “그런 면에서 야권이 이 정부를 이길 수 있는 길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야권의 총선 승리를 기원했다. 이어 손 전 고문은 경기 성남 분당을 김병욱 더민주 후보 선거사무소를 연이어 방문했다. 두 후보는 이른바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인사다. 손 전 고문은 또 다음달 7일에는 경기 남양주에서 다산 정약용 관련 특강에도 나선다.
2014년 7월 31일 정계은퇴 선언 후 현실 정치에 거리를 뒀던 손 전 고문이 측근 지원을 계기로 사실상 정계 복귀의 수순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손 전 고문은 이날 “정치 떠난 사람이 다시 정치할 생각을 하겠나”라면서도 “우리 정치가 우물에 빠진 개구리 형국이라 어떻게든 국민에게 절벽이 아닌 희망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더민주는 물론 국민의당에 합류한 측근들 지원 사격에도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손학규계 의원들이 야권 분열 과정에서 더민주와 국민의당으로 나뉘어졌으나, 오히려 이 때문에 향후 야권 통합 과정에서 손 전 고문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
야권의 잠재적 ‘구원투수’로 꼽히는 손 전 고문에 대한 정계 복귀 요구도 계속 나오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이날도 “(손 전 고문의 방문이) 후보자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추후 지원 요청 여부에 대해서는 “손 전 고문 의향에 달렸다. (지원)해준다면 대단히 감사하다”고 말했다.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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