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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한 머니익스트림] 공생의 법칙 '콜라보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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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한 머니익스트림] 공생의 법칙 '콜라보레이션'

입력
2016.03.3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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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대표적인 지성으로 꼽혔던 고(故) 신영복 교수는 작가로서 뿐 만아니라 글씨체로도 유명하다.

소주 '처음처럼'의 붓글씨가 바로 고인의 작품이다. 그는 젊은 시절 오랜 감옥 생활 동안 한문서도에서 익힌 필법을 바탕으로 어머니가 보내온 편지의 필체를 모필 삼아 독특한 한글서체를 완성시켰다.

일견 서체가 소박하고 어수룩해 보이지만 획의 굵기와 리듬에 변화가 많은 생동감으로 '신영복체'라는 이름의 폰트로 제작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서체는 각자도생하는 하나하나의 글자보다 '더불어체'라고 불릴 만큼 문구로 완성될 때 '전체의 미학'이 한층 살아난다. "나무가 나무에게 말했습니다. 우리 더불어 숲이 되어 지키자"는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를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고인의 삶처럼 서체에서도 '공존과 연대'의 움직임을 느낄 수 있다.

요즘 유행처럼 번지는 콜래보레이션 마케팅도 둘 이상의 브랜드가 협업하여 더불어 공존하는 생존전략이다. 일상에서 조차 사물이나 현상들이 숲을 이루는 개별나무보다 전체를 드러내는 숲으로 표현될 때 종합적인 특성이나 대표성이 훨씬 부각되곤 한다. 개별적인 특징이나 다양성이 전체를 구성할 때 더 큰 효과의 '창발성'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변화무쌍한 시장 환경에서 매순간 생존과 성장을 고민해야 하는 기업으로서 협업의 선택이 필요한 이유다.

이러한 배경에서 콜래버레이션 마케팅이 탄생했다. 서로 다른 브랜드가 협력하여 새로운 제품을 창조해 내거나 업종의 경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시장과 소비문화를 창출해 내는 방식이다. 초기에는 스포츠 용품이나 전자제품의 차별화를 위해 패션업체나 디자이너와 손을 잡은 데서 시작됐다. 지금은 산업전반에 걸쳐 제품과 유명인 또는 명품 브랜드, 유명 디자이너, 세계적인 예술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기적으로 결합한 새로운 트렌드로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어느 한 기업이 소비자들의 다양한 욕구와 선택을 충족시키기가 어려운 시기다.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 프레임에 갇혀 고립되어 허우적거리고 있다. 콜래버레이션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매출확대와 외연확장의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돌파구이자 변신이다. 이처럼 콜래버레이션은 기업이 추가적인 이익과 사업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활용의 여지가 큰 전략적 개념이다.

아무리 불황이라도 소비자 마음을 파고드는 콜래버레이션이라면 꼭 닫힌 소비자 지갑의 빗장도 풀릴 것이다. 콜래버레이션 마케팅은 정글 속에서 살아남는 '공생의 법칙'이다.

한국스포츠경제 master@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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