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성공단 입주 1호 기업인 ㈜에스제이테크는 지난 2월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 폐쇄로 졸지에 터전을 잃었다. 막막한 현실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던 이 업체에게 손을 내민 것은 세종시였다. 고민과 걱정이 없지 않았지만 ‘회사의 경영 정상화를 적극 돕겠다’는 세종시의 제안을 받아들여 명학일반산단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키로 했다.
세종시에 개성공단 입주기업을 포함한 국내 9개 유망중소기업이 둥지를 튼다.
세종시는 30일 오후 시청 세종실에서 ▦㈜동남이앤에스 ▦㈜진응엠피아 ▦에이치디정공㈜ ▦㈜K&K ▦㈜세원피엠텍 ▦㈜에스제이테크 ▦㈜에프에이 ▦㈜그린솔 ▦화인TNC 등 9개 기업과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이들 기업은 2020년까지 세종시내 산단 8만4,478㎡ 부지에 총 906억원을 투자해 새 공장과 사무실을 마련한다. 이를 통해 651명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 매년 2,454억원의 생산효과, 630억원의 부가가치 효과가 날 것으로 세종시는 기대하고 있다.
9개 기업 가운데 동남이앤에스와 에이치디정공은 세종미래일반산단, 나머지 7개 기업은 명학일반산단에 입주한다.
건설장비 부품을 제조하는 진응엠피아는 두산인프라코어㈜ 와 현대중공업㈜ 등 대기업을 상대로 주로 거래한다. 명학산단 2만4,577㎡ 부지에 270억원을 들여 이전한 뒤 제2의 도약에 나선다.
CCTV와 방송장비를 생산하는 동남이앤에스는 세종미래산단에 89억원을 투입해 공장을 짓는다. 경기도에서 자동차 에어컨 부품을 제조하는 에이치디정공은 100억원을 쏟아 부어 세종미래산단으로 회사를 통째로 옮긴다.
자동차용 패킹 등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에스제이테크는 폐쇄된 개성공단의 대체 공장 부지로 명학일반산단을 택했다. 9,384㎡ 부지에 73억원을 들여 공장을 짓고, 60명의 신규 인력도 채용키로 했다.
칫솔모만 생산하던 K&K는 새 공장을 지어 칫솔완제품까지 생산하는 등 사업을 단계별로 확대할 계획이다. 자동차부품업체인 세원피엠텍은 9월부터 제품 양산을 시작키로 했고, 에프에이는 명학산단에서 응급처치 키트 등 의약 완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그린솔은 세계 최초로 인공분산제 없이 물과 기름을 분리하는 차세대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이번 세종시 투자를 통해 화장품 원료 등을 생산키로 했다. 계면활성제를 생산하는 화인TNC는 세종 투자를 통해 사업 확장에 나선다.
이춘희 시장은 이날 협약식에서 “이번 투자협약은 개성공단 입주기업도 포함돼 있어 더 의미가 크다”며 “세종시에 탄탄하게 뿌리내리도록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두선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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