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에 달하는 공식선거운동에서 백미는 ‘당의 얼굴’인 선거대책위원장입니다. 통상 1,2명의 선대위원장이 유세장을 누비며 총선을 진두지휘 합니다. 그런데 이번 4ㆍ13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얼굴’은 하나도 둘도 아닌 다섯이나 됩니다. 김무성 대표를 비롯, 야권 경제통이던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과 친박계 원유철 원내대표, 서청원ㆍ이인제 최고위원이 공동선대위원장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 ‘원톱 체제’로 득표전에 돌입했습니다.
새누리당은 ‘5인 체제’가 공천 내홍을 씻기 위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설명과 달리 친박계 후보에겐 친박 위원장이, 비박계 후보에는 비박 위원장이 동원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른 이유도 있는 듯합니다. 지난해 4ㆍ30 재보선에서 일명 ‘새줌마’ 복장을 하면서까지 승리를 이끈 ‘선거의 남왕’ 김 대표가 원톱으로 선거전에 뛰어들 수 없는 사정입니다. 이번에 부산 중ㆍ영도구에 출마해 본인 선거운동도 해야 할 처지인데요. 김 대표는 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수도권에 주로 지원유세를 나가고, 나머지는 권역별로 다른 선대위원장에게 맡기기로 했습니다.
최근 사례를 볼 때 총선을 진두지휘 하는 당 대표가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이례적입니다. 19대 총선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중앙선대위원장과 한명숙 민주통합당 상임선대위원장은 비례대표로 각각 11번, 15번을 받았습니다. 18대 총선에선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와 강금실 통합민주당 선대위원장이 모두 불출마를 선언해 지원사격이 용이했습니다. 당내에선 스타급 ‘원톱’에 비해 ‘5인 체제’가 흥행이 어려울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옵니다.
물론 새누리당의 다(多)톱 체제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2014년 6ㆍ4 지방선거에서도 최경환ㆍ황우여ㆍ이완구ㆍ서청원ㆍ김무성ㆍ이인제 의원과 한영실 전 숙명여대 총장 등 7인 체제로 꾸린 적이 있습니다. 당시 황우여 대표의 임기 만료(5월 14일)로 대표가 공석이었다는 게 지금과는 다릅니다. 정승임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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