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일 개막하는 2016 프로야구에서는 ‘구장’자체도 볼거리로 떠올랐다. 올 시즌에는 국내 최초 돔구장인 고척스카이돔과 함께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도 새롭게 문을 연다. 국내 최고의 시설을 자랑하는 새 구장이지만 선수들에게는 아직 ‘낯선’공간이다. 올해 프로야구의 변수 중 하나가 새 구장인 이유다.
고척스카이돔, 뜬 공 경계령
고척돔에서 시범경기를 치른 외야수들은 “뜬공이 사라진다”고 입을 모은다. 하얀색 천장에 회색 구조물이 그대로 노출돼 있어 하얀 공이 높이 떴을 때 공과 천장이 쉽게 구분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평범한 플라이 타구를 놓치는 외야수들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고척돔의 ‘뜬공 주의보’는 외야수들의 훈련 방법까지 바꿀 것으로 보인다. 보통 외야수들은 타구의 낙하 지점을 파악해 뛰어간 다음, 고개를 들어 뜬공을 잡는다. 하지만 고척돔에서는 공을 보지 않고 뛰다 고개를 들면 공의 위치를 찾기가 힘들다. 삼성 최형우는 “(뜬공이 안 보이는 현상이) 익숙해질 것 같지가 않다. 훈련하는 방법을 바꿔 공을 보면서 계속 뛰어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넥센 고종욱 역시 “공이 떴을 때 계속 보면서 뛰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공을 보면서 뛰면 스피드가 안 나오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더 신경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타 구장과 달리 더 집중하고 경험을 많이 해야 하는 만큼 넥센으로선 홈팀의 이점을 얻을 수도 있다. 넥센 서건창은 “처음 훈련했을 때보다 선수들이 새 구장에 편해지고 있다. 계속 뛰다 보니 적응이 되는 것 같다”며 “원정팀은 고척돔에서 자주 뛰지 않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부분이 고척돔을 홈으로 쓰는 우리 팀에는 이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시범경기에서 미리 고척돔을 밟아보지 못한 팀들은 걱정이 크다. 조범현 kt 감독은 “고척돔에 가면 경기 전에 방망이는 안 치고 뜬공 받는 연습만 해야 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며 입맛을 다셨다.
라이온즈파크, 홈런 공장장 될까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의 가장 큰 특징은 직선으로 된 외야 펜스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외야 펜스에 각이 져 펜스까지의 거리가 짧다는 느낌이 든다. 홈런이 많이 나오고 투수에게 불리할 것 같다”고 경계하고 있다. 새 구장에서 치러진 시범 5경기에서는 9개의 홈런이 나왔다.
새 구장의 좌ㆍ우중간 외야 펜스는 홈플레이트로부터 110m로 거리가 짧다. 파울 지역도 거의 없기 때문에 투수들에게는 더 힘든 조건의 구장이다. 라이온즈파크에서 경기를 치러본 양상문 LG 감독은 “한 이닝에 4~5점은 쉽게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점수 차가 많이 나면 경기 후반 도루를 하지 않는다는 등의 야구 불문율이 대구 새 구장에서는 허용이 안 되지 않을까. 대량 득점으로 역전도 꽤 나올 것이다. 점수를 낼 때 다 내야 하기 때문에 기존 불문율에 대해서도 서로 양해를 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타자친화적인 구장인 만큼 빅이닝에 대한 경계를 늦출 수가 없다는 뜻이다.
류중일 감독은 “한 시즌을 치러보고 대각선 펜스 때문에 홈런이 과도하게 많이 나오는 등 계속 문제가 된다면 펜스를 더 높이는 등의 방법을 찾아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주희기자 juh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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