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국적 여객기를 납치한 범인은 이혼한 전 부인을 그리워하던 ‘외로운 중년’으로 확인됐다. 뉴욕타임스(NYT)는 29일(현지시간) 납치범 사이프 엘딘 무스타파(59)의 항공기 납치를 ‘순정에서 비롯된 범죄’라고 표현했다.
이집트인인 무스타파는 전날 이집트 제2의 도시 알렉산드리아에서 출발해 수도 카이로로 향하던 이집트 항공 국내선 여객기를 납치해 키프로스의 라르나카 공항에 강제로 착륙시켰다. 애초 납치가 이슬람국가(IS)와 같은 테러 조직의 소행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며 전 세계가 긴장했지만, 무스타파가 인질 교환 조건으로 “전처를 데려오라”고 말하면서 상황은 급반전됐다. 경찰이 전처를 데려오자 그는 4장짜리 ‘러브레터’를 전달해 달라고 요구했고, 이후 유럽연합(EU)으로 망명을 요청하다 자수했다.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데스 키프로스 대통령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테러와는 전혀 무관하며 개인적인 동기로 벌어진 일”이라며 “항상 치정이 문제”라고 황당해 했다.
이집트 언론에 따르면 무스타파는 사기와 마약소지 등의 전과 기록을 가진 회계사였다. 2011년 민주화 혁명으로 치안이 허술해진 틈을 타 탈옥한 경력도 가진 그는 해외 여행 금지에 상당한 불만을 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조사에서 그는 키프로스에서 살고 있는 전 부인을 만나기 위해 여객기를 납치한 정황을 털어놨다. 그는 키프로스 검찰에 “누군가 24년간 아내와 자녀를 보지 못했을 때 어떻게 되겠느냐”고 말했다고 데일리뉴스이집트는 전했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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