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성민/사진=연합뉴스
국내 선수로는 역대 4번째로 프로배구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한 문성민(30ㆍ현대캐피탈)이 올 봄 이적시장에 태풍을 몰고 올지 주목된다.
독일 생활을 접고 2010~2011시즌 현대캐피탈에 입단한 문성민은 FA 자격 요건인 6시즌을 채워 태풍의 핵으로 떠올랐다. 문성민 외에 여자부에서는 두 번째 FA가 되는 양효진(27ㆍ현대건설)이 최대어로 꼽히는 등 2015-16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는 선수는 남녀 합쳐 36명에 이를 전망이다.
2007년 여자부에 이어 2010년 남자부에도 FA 제도가 도입된 뒤 세터 한선수(31ㆍ대한항공)가 사상 첫 연봉 5억원 시대를 열었고 여자부 역시 양효진이 2억5,000만원으로 3년 연속 '연봉퀸'에 올랐다.
당초 문성민은 "현대캐피탈 선수로 영원히 남고 싶다"는 뜻을 밝혀왔지만 지난 29일 MVP 시상식을 마치고 나선 "아직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첫 FA인 만큼 그 상황을 최대한 즐기겠다"며 미묘한 입장 변화를 나타냈다.
한국배구를 대표하는 공격수로 스타성까지 겸비한 문성민의 FA 출현에 올 봄 이적 가능성과 연봉 인상이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지난 시즌 연봉 3억원을 받은 문성민은 정규리그에서 득점 8위(554득점), 공격성공률 10위(48.09%), 서브 5위(평균 0.293개)에 올랐다. 최태웅(40) 현대캐피탈 감독이 추구하는 '스피드 배구'를 위해 이동 공격과 속공 등 다양한 루트의 득점 양산에 기여하며 한 단계 더 발전했다는 평가다. 또 올 시즌 주장을 맡았고 포지션을 레프트에서 라이트로 옮기는 등 헌신했다. 달라진 문성민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기록이 공격성공률과 디그의 쌍곡선이다. 공격성공률이 유일하게 50%를 넘지 못한 지난 시즌이었지만 수비의 꽃인 디그는 세트당 평균 디그 1.30(19위)로 역대 최고를 작성했다.
현재로선 문성민의 이적 가능성이 낮아 보이지만 변수는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프로배구 출범 후 11년 연속으로 이어오던 챔프전 진출이 깨진 삼성화재가 어떻게 움직이느냐다.
남자부는 2016-17시즌부터 트라이아웃(외국인선수 공개 선발)을 실시하는데 연봉 상한선이 30만 달러(약 3억5,000만원)로 정해져 삼성화재는 더 이상 레오나 그로저 수준의 특급 용병을 데려올 수 없게 됐다. 전력을 보강한다면 토종 자원의 외부수혈 쪽으로 가닥 잡을 공산이 커졌다. 때마침 문성민을 선두로 신영석(30ㆍ현대캐피탈), 김요한(31ㆍKB손해보험), 김학민(33ㆍ대한항공), 곽승석(28ㆍ대한항공) 등이 대거 FA시장에 나온다. 단 삼성화재 배구단은 모기업이 지난해 6월 제일기획으로 바뀌면서 과거처럼 막대한 투자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걸림돌이다.
반면 현대캐피탈 측은 FA가 되는 문성민과 신영석을 반드시 잡겠다는 각오다. 구단 관계자는 "문성민과 재계약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아울러 지난 2014년 7월 현금 트레이드를 통해 힘들게 데려왔던 신영석을 잡지 않을 이유도 없다고 강조했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