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급증 효과 양극화 현상 심각
숙박ㆍ음식점 매출액 대형 업체 집중
영세업체들 체감도 낮아 ‘그림의 떡’
최근 10년 사이 제주를 찾은 관광객이 두 배 이상 증가했지만 이로 인한 관광 부문 매출증가는 일부 대형 업체에 편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남지방통계청 제주사무소가 30일 공개한 ‘관광 1번지 제주도를 읽다’라는 제목의 제주관광산업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1,366만4,000명으로 2005년(502만명)보다 172.2% 증가했다. 10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외국인 관광객도 같은 기간 37만9,000명에서 262만4,000명으로 급증하는 등 가파른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문제는 이처럼 제주 관광객 증가에 따른 관광 수익이 일부 대형 업체에 편중되면서 영세업체들과의 매출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관광객 증감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숙박업과 음식점업이 대표적이다. 실제 2014년 기준 도내 관광숙박업 사업체 수는 2,328곳에 이르지만 이 중 5.5%(129곳)에 불과한 호텔 및 휴양콘도업의 매출액이 관광숙박업 총 매출액 7,748억원의 79.3%(6,150억원)를 차지했다.
음식점업도 사정은 비슷하다. 2014년 기준 음식점업 종사자(업주 포함) 규모별 평균 매출액을 보면 4명 이하 음식점의 평균 매출액은 5,700만원으로, 2005년 대비 10.2% 증가하는데 그쳤다. 4명 이하 음식점 수는 전체 음식점(7,670곳)의 85%에 이르는 6,509곳이다.
반면 전체 음식점 중 0.4%(34곳)에 불과한 20인 이상 음식점의 평균 매출액은 2005년 10억2,000만원에서 2014년 28억200만원으로 174.7%나 급증했다. 4명 이하 음식점 매출액 증가율과 비교하면 17배나 차이가 나는 것이다.
제주관광업계 한 관계자는 “영세업체들인 경우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큰 변화가 없을 정도로 체감도가 높지 않다”며 “결국 제주관광 호황에 따른 열매는 대기업이 운영하는 호텔이나 면세점, 대규모 투자에 나선 중국 자본 등에게 돌아가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영헌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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