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이세돌
흑 알파고
<장면 2> 알파고가 초반부터 연속해서 ‘이상 감각’을 보였다. 우하귀에서 1, 2를 교환한 다음 A로 벌리지 않고 바로 상변으로 손을 돌려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하더니, 잠시 후에는 5로 들여다봐서 6으로 잇게 한 게 기존 바둑 이론에 따르면 분명한 악수 교환이다. 장차 흑이 B로 다가선다거나 혹은 C로 찝거나 아니면 6으로 끼우는 패감 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뒷맛을 없앴기 때문이다.
인간 고수라면 절대로 지금 시점에서 이 교환을 서두르지 않는다. 훗날을 위해 변화의 여지를 많이 남겨 놓는 게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컴퓨터는 반대로 큰 손해가 아니라면 웬만한 변화들을 빨리 결정해서 불확실성을 줄여나가는 게 더 유리할 수 있다. 그래야 판이 좁아지고 자신의 주특기인 계산력을 100%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런 게 인간과 컴퓨터의 차이일 수 있다.
알파고가 7부터 다시 ‘정상’으로 돌아 왔다. 8~11 다음 <참고1도>처럼 진행되면 백이 만족이지만 반대로 <참고2도>라면 흑이 좋아진다. 그래서 이세돌이 12부터 18까지 처리했다. 여기까지는 피차 최선의 진행이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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