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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병원에서도 전립선마사지를 하나요?
답변=전립선마사지로 불리는 의료행위가 있습니다. 전립선염의 검사와 치료에 쓰이는 방법입니다. 전립선액을 요도로 배출시키기 위해 시행하는데, 배출된 전립선액을 분석하여 염증 여부를 진단하기도 하고, 단지 전립선액을 배출시키는 것 자체로서 증상이 호전되는 치료 효과를 보이기도 합니다. 요즘 길거리에 보이는 전단지 등에서 전립선마사지라는 글귀를 종종 보게 됩니다. 처음 그런 내용을 접했을 때 비뇨기과 의사인 저에게는 정말 깜짝 놀랄 만 한 일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에 말하는 전립선마사지가 어떤 것인지는 잘 모르지만, 병원에서 시행하는 전립선마사지와는 아주 다른 것으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전립선은 방광과 요도를 이어주는 위치에 있고, 그 뒤쪽에는 항문으로 나가기 직전의 장이 붙어있습니다. 이런 위치 때문에 항문에 손가락을 넣어 직장의 앞면을 만지면, 전립선을 직접 만질 수가 있습니다. 비슷한 원리로 전립선을 보는 초음파 검사는 대부분 항문을 통해 검사를 합니다.
전립선마사지는 항문에 손가락을 넣어 전립선을 자극하여 전립선액을 배출 시키는 과정으로 시행됩니다. 학교에서 배운 교과서에는 몇 번의 부드러운 자극으로 전립선이 수축하며 전립선액이 배출이 된다고 기술이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비뇨기과에 몸 담은지 10년이 훨씬 넘은 지금에도 부드러운 자극으로 전립선액이 배출 된 적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결국 전립선을 상당히 세게 자극해야 전립선액이 배출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이런 현상은 저 뿐만 아니라 제 주위의 많은 비뇨기과 의사들도 공감하는 내용입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는 관계로 전립선마사지를 하는 동안 상당히 심한 통증을 느끼는 경우도 종종 있고, 당황스러움과 수치심을 호소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합니다. 게다가 요즘처럼 전립선염에 효과가 있는 항생제가 개발된 이후에는 치료적인 가치는 거의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이유로 전립선마사지라고 하면 막연한 기대와 기분 좋은 느낌을 상상할 수도 있지만 의학용어로 쓰이는 전립선마사지에 대해서는 그런 기대는 버리는 것이 좋습니다. 또 전립선은 골반의 가장 깊은 쪽에 위치하고 있고, 회음부에서도 생각보다는 깊은 곳에 위치하므로, 항문을 통하지 않고서는 '마사지'라는 단어에 걸맞는 정도의 행위를 전립선에 시행하는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 임을 이번 기회를 통해 말씀 드립니다.
이영훈 원장은 일산연세비뇨기과에서 근무하는 비뇨기과 전문의로 비뇨기종양학회와 내비뇨기학회에서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채준 기자 dooria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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