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성형외과에서는 예뻐지는 수술만 하는 곳이 아닙니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성형외과에서는 예뻐지는 수술만 하는 곳이 아닙니다’

입력
2016.03.29 19:09
0 0
류경석 성형외과 전문의가 열창으로 꿰멘 환자의 상처 크기를 비교하고 있다.
류경석 성형외과 전문의가 열창으로 꿰멘 환자의 상처 크기를 비교하고 있다.

대구 에이성형외과 용산점 - 화상, 흉터치료 잘하는 병원

성형외과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예뻐지기 위한 ‘성형수술’을 생각하기 마련이다. 성형외과에서 상처를 꿰매거나 화상, 흉터 치료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이는 많지 않다. 진료과목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형외과 의사는 대개 화상, 흉터 전문의사다. 류경석(45) 에이성형외과 용산점 원장은 대구에서 몇 안 되는 화상과 흉터를 치료하는 성형외과다.

“성형외과전문의를 취득하기 위한 레지던트 4년 간 배우는 것은 눈, 코 성형수술뿐만 아니라 재건성형인 화상치료와 안면부 외상에의한 재건수술이다. 각 분야의 전문의 화상, 흉터 치료와 꿰매는 것을 가장 능숙하게 할 수 있는 과는 성형외과입니다.”

하지만 화상, 흉터나 상처로 성형외과를 방문하면 진료받기 쉽지 않다. 거부 아닌 거부 때문이다. 이런 현실은 비현실적인 보험체계가 한몫하고 있다. 열창으로 인해 봉합해 받을 수 있는 비용은 많아야 3-5만 원이다. 하루에도 예약이 빡빡하게 잡혀있는 상황에서 수술 중 응급상황으로 치료하기도 모호한 상황이다. 또 수술 예약이 바로 잡혀 있는 경우에는 심적으로도 치료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차라리 대학병원으로 권유하는 것이 현실이다.

의료법상 의료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환자의 진료를 거부하지 못한다는 조항이 있지만 다른 진료나 정황상 치료가 어려울 경우 타 의료기관으로 권유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 이러한 경우는 진료 거부가 아닌 환자의 안전을 위한 조치라고 보기 때문이다.

화상으로 내원한 환자에게 상처가 치료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화상으로 내원한 환자에게 상처가 치료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류 원장은 한 달 평균 20건 이상씩 위와 같은 치료를 하고 있다. 병원에 갔을 때 수술 중이라도 1시간 이내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그의 성형외과에는 다른 성형외과는 여느 곳과는 달리 특이한 문구가 있었다. 접수대 아래에는 큼지막한 글씨로 ‘간단한 화상치료, 상처 꿰메드립니다’는 안내문구가 붙어있었다.

“안내문을 붙인 이유는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서가 아니였습니다. 성형외과에서도 이런 치료를 한다는 것을 환자들에게 알리는 것이 목적이었죠.”

성형외과에서 이와 같은 진료를 하는 것을 모르고 있다가 데스크의 문구를 기억하고 치료를 받으러 오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몇 해가 지나자 ‘용산동에 있는 에이성형외과는 화상치료, 상처 꿰메는 것을 잘한다’는 소문이 났다. 타 성형외과에서 볼 수 없는 어린이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대구 용산동에 위치한 에이성형외과 접수대에는 큼직한 글씨로 화상이나 열창치료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대구 용산동에 위치한 에이성형외과 접수대에는 큼직한 글씨로 화상이나 열창치료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레지던트 4년 차 꿰멘 환자만 3,300명이 넘어

그가 이러한 치료를 고집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한림대학교에서 성형외과 레지던트 시절 하루에도 화상, 열창환자가 수십명씩 응십실로 몰렸다. 하지만 응급실은 생과사를 넘나드는 곳이다. 작은 화상이나 상처는 당연히 뒷전으로 여겨질 수밖에 없다.

“대학병원 레지던트 시절 찟어진 아이의 상처를 꿰메기 위해 응급실 발을 동동 구르며 기다리는 것을 볼 때마다 ‘성형외과에 바로 갔으면 이렇게 애를 태우지 않을 텐데’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 상황을 너무나 많이 보고 잘 알기 때문에 진료에 크게 지장을 주지 않은 이상 지금껏 고수해온 진료를 계속 할겁니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