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百度)가 내달 1일부터 새로운 인공지능(AI)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29일 밝혔다. 미국의 ‘브레인 이니셔티브’, 유럽연합(EU)의 ‘휴먼 브레인’과 유사한 프로젝트다. AI 연구 경쟁이 본궤도에 오르는 셈이다.
바이두 측은 자신들이 수행할 프로젝트에 대해 “AI 기술과 공상과학(SF) 소설 내용을 합친 미래인류 연구”라고 설명했다. 프로젝트의 명칭도 19세기 소설가이자 근대 SF 연구의 선구자인 쥘 베른의 이름을 딴 ‘베른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의 첫 번째 연구과제는 ‘바이두 브레인’(百度大腦)으로 알려졌다. 바이두 측이 보유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2~3세 유아의 지능을 갖춘 AI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당초 바이두 측은 인간의 뇌를 닮은 검색엔진 개발을 고민했지만, 창업자인 리옌훙(李彦宏) 회장의 제안에 따라 2012년부터 AI 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바이두 측은 특히 베른 프로젝트에 세계적인 과학자는 물론 국내외 유명 SF 작가들을 대거 투입했다. 기술 파트의 경우 지난해 5월 바이두에 합류한 딥러닝(deep learningㆍ인공기계학습) 분야의 최고권위자 앤드류 응 전 스탠포드대 교수를 중심으로 바이두의 핵심 IT 개발 인력이 참여한다.
또 SF계의 노벨상으로 통하는 휴고상 수상자인 중국 SF 작가 류츠신(劉慈欣), 중국 공상과학잡지 커환스졔(科幻世界)의 야오하이쥔(姚海軍) 편집장,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고문이자 유명 SF 소설가인 데이비드 브린 등이 기술진에 영감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바이두는 2014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3억달러를 들여 AI연구소를 설립하고 200여명의 연구인력을 배치하는 등 근래 들어 AI 연구에 매진해왔다.
한편, 중국 정부는 연내에 민관 공동 AI 연구 프로젝트인 ‘차이나 브레인’을 추진할 방침이다. 민간기업 중에선 바이두와 함께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 중국 내 최대 인터넷ㆍ게임서비스업체인 텐센트 등이 이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알리바바는 중국 과학기술부와 양자컴퓨터 전문 실험실을 공동설립해 구글의 알파고와 유사한 AI 개발에 나섰고, 텐센트도 스마트컴퓨팅검색실험실을 세우고 AI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베이징=양정대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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