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노동자당(PT)이 연립정권 파트너 브라질민주운동당(PMDB)의 협력을 잃고 의회에서 소수 여당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정부회계조작 혐의와 국영그룹 페트로브라스 비리 연루 의혹 등으로 탄핵 위기에 몰린 호세프 대통령이 권좌에서 밀려날 가능성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PMDB는 이르면 29일(이하 현지시간) 전국위원회 회의에서 집권 연정 탈퇴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PMDB 내부에서는 탈퇴가 확정적이다. 당내 원로의원인 오스마르 테라는 AFP통에 “정부에 작별을 고하는 회의가 될 것이다. 80% 이상이 탈퇴를 지지할 것”이라 말했다.
이달 초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탈세 혐의로 긴급체포돼 조사를 받을 때만 해도 PMDB 소속 헤난 칼례이루스 상원의장이 룰라 전 대통령을 직접 만나 위로하는 등 연정은 돈독한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PMDB가 반대 진영 대표당인 브라질사회민주당(PSDB)과 정치적 협상에 실패하면서 소속 의원들도 연정을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PMDB가 연정을 떠나면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 투표를 앞둔 PMDB 소속 의원들은 탄핵지지여부를 자유롭게 정할 수 있게 된다. 2010년과 2014년 총선에서 PT와 PMDB를 중심으로 2연속 승리한 집권 연정 ‘국민의 힘’은 양원에서 과반수를 놓치게 된다. PMDB는 하원 69석, 상원 18석을 쥐고 있는 원내 제1당이다. 내각에서는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과 7명의 장관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 장관은 탈퇴가 확정되면 내각에서 사퇴할 예정이다. 테메르 부통령은 호세프 대통령이 탄핵되면 대통령직을 승계하게 된다.
탄핵을 위해서는 상원과 하원에서 각각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PMDB의 이탈이 곧 호세프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연정 내 최대 정당의 이탈과 연일 계속되는 반정부 시위로 호세프 대통령의 지지도가 떨어진다면 다른 소수 정당들도 연정을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 AFP통신은 브라질 진보당(PP)과 사회민주당(PSD) 등도 금주 내로 연정 탈퇴를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인현우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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