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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현 "올해 잘 하려면? 나를 감당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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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현 "올해 잘 하려면? 나를 감당해야죠"

입력
2016.03.29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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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김상현/ 사진=kt

"여태 못했으면 이제 잘 할 때도 됐죠."

kt 김상현(36)에게 이번 시범경기 선전 비결을 물으니 돌아온 답이다. 웃으며 던진 농담 속에 진심이 담겨있다.

김상현은 KIA 소속이던 2009년 36개의 아치를 그려 홈런왕에 올랐다. 오랜 유망주의 껍질을 깨고 나온 그의 활약에 힘입어 그 해 KIA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했고, 김상현은 정규시즌 MVP와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 하지만 영광의 시절은 짧았다. 그는 이듬해부터 하락세를 그리기 시작했다.

다시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던 시간이 이어졌다. 하지만 반전 포인트가 생겼다. 그는 2015년 말 신생팀 특별지명으로 kt 유니폼을 입고, KIA에서 우승을 함께 일궈낸 조범현 kt 감독과 재회했다. 김상현은 지난해 27홈런을 때려내며 2009년 이후 가장 많은 홈런을 기록했다. 그리고 올해 시범경기에서는 13경기에서 5홈런을 때려내며 제 2의 전성기를 예고하고 있다.

김상현은 "야구 실력이 아닌 마음의 문제 같다. 마음이 달라졌다. 지난 겨울부터 내 자신을 되돌아 봤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말 생애 첫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어 소속팀인 kt와 4년 17억원에 계약했다. 그는 "FA 전 (김진훈) 단장님과 대화를 했다. 변화를 줘야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하시더라. 그걸 계기로 내가 어떻게 야구를 하고 있었나를 생각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다시 한 번 자신의 야구를 돌아보며 느낀 게 많았다. 김상현은 "주변에서 '힘을 빼고 쳐라, 이렇게 쳐라' 등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는데 나는 그런 부분을 듣지 않았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주변에서 공통적으로 이야기 하는 부분이 있더라. 이번 스프링캠프 때는 내 고집 대신 주변의 조언에 따라 이런저런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이제 막 시범경기를 마쳤을 뿐이지만 출발이 좋다. 김상현은 "시즌이 끝나봐야 이 변화가 정말 잘 된 건지 알 수 있다. 그때까지는 이번 선택을 믿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프로 생활 17년 차, 단맛과 쓴맛을 모두 맛봤다. 경험이 남긴 깨달음이 있다. 그는 "2009년은 정말 절실했다. 유망주로만 머무르면서 야구를 그만 둬야 되나라는 생각을 했던 때다"고 돌아봤다. 절실함은 통했지만 이는 이후 부진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김상현은 "야구가 잘 된 이후 좋은 밸런스를 지키려고 너무 욕심을 부리고 신경을 썼다. 한두 타석에서 못쳐도 너무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제는 마음을 비워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 김상현은 "지금은 나를 믿고 있다. 조금 안 된다고 고개 숙이지 않고, 조금 잘 됐다고 들뜨지도 않는다. 나를 믿고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꼽는 올 시즌 활약 비결도 '마음'에 있는 이유다. 김상현은 "나를 잘 감당 해야 한다. 오버하지 않아야 한다. 과도한 욕심을 부리면 밸런스가 무너진다"며 '중심'을 지켜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삼십대 중반을 넘은 나이, 이제 그는 또 다른 목표를 향해 간다. 그는 "프로 16년을 돌아보니 해보고 싶은 건 다 해봤더라. 골든글러브와 MVP를 받았고, 홈런왕도 했다. 우승도 했고 16년차에 FA도 해봤다. 이제는 뭘 위해 뛰어야 할까를 고민하게 되더라"고 고백했다. 그가 찾은 답은 '김상현' 자신이다. 그는 "김상현이란 사람이 어떻게 마무리를 해야 할지를 생각하게 됐다. 체력과 힘은 아직 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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