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디아 고/사진=연합뉴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우승을 신고한 리디아 고(19ㆍ뉴질랜드)의 천재성이 급기야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1ㆍ미국)에 비견되고 있다.
리디아 고는 지난 27일 끝난 LPGA 투어 기아 클래식을 우승하며 투어 통산 11승째를 거뒀다. 그의 나이 만 18세 11개월 3일만이다. 총 71개 대회를 출전했고 이 중에는 16번의 아마추어 대회와 2번의 우승이 포함돼 있다.
반면 우즈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11승을 달성하기까지는 23세 5개월 8일이 걸렸다. 리디아 고보다 거의 5살이 많은 시점이다. 단 대회 출전 수를 기준으로는 우즈가 여전히 앞섰다. 17개 아마추어 대회를 포함한 67개 대회 만에 11승을 달성한 바 있다.
이를 두고 LPGA 공식 홈페이지는 기아 클래식 종료 직후 '리디아 고 vs 타이거 우즈'라며 둘의 대결 구도를 부각시키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남자 골프와 여자 골프를 동일 선상에 놓고 비교하기는 무리가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미국 지상파 NBC 스포츠의 골프 전문기자 데릭 토거슨은 28일 "리디아 고는 사실상 비교 대상이 없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거슨은 "스포츠에서 종종 발생하지 않은 일이 생길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친숙한 누군가와 비교하길 즐긴다"며 "북미프로농구(NBA) 르브론 제임스(32ㆍ클리블랜드)의 초반 커리어는 마이클 조던(53)에 비유됐고 로리 매킬로이(27ㆍ북아일랜드)는 우즈와 비교됐으며 북미미식축구(NFL) 앤드루 럭(27ㆍ인디애나폴리스)은 페이튼 매닝(40ㆍ덴버)을 닮았다고들 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그런데 리디아 고의 현재에 이르러선 문제가 발생한다"면서 "그와 비교할 앞선 선수가 전무하다"고 남자 골프와 연관성을 배제했다.
토거슨은 "리디아 고는 LPGA 투어에서 통산 11승을 달성했다. 이 무대의 그 누구도 18살에 이렇게 많이 이긴 선수는 없었다. 리디아 고만큼 압도적인 10대 선수는 없었으며 그의 나이에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선수조차 없었다. 내년 기아 클래식 타이틀을 방어하러 올 시점까지 또 얼마나 많은 우승 트로피가 추가돼 있을지 누가 예상이나 할 수 있겠나"고 논평했다.
미국 골프전문매체 골프 닷컴의 칼럼니스트 제이크 니콜스 역시 "역사적으로 여자 골퍼들이 남자들보다 어린 나이에 성공한 경우가 많았다"고 선을 그었다.
따라서 니콜스는 "리디아 고의 업적이 지난 20년간 남자 대회를 주름잡은 4대 천왕으로 꼽히는 우즈, 세르히오 가르시아(36ㆍ스페인), 매킬로이, 조던 스피스(23ㆍ미국)와 비교해 압도적이라는 사실을 놓고 그렇게까지 놀랄 일은 아니다"고 했다. 위의 네 명은 19살 생일이 지나기 전 PGA 투어나 유러피언(EPGA) 투어에서 단 1승을 거둔 적이 없는 반면 리디아 고는 그 전에 벌써 미국과 유럽에서만 15승을 쓸어 담았다. 리디아 고가 대단하긴 해도 남녀 프로골프의 수준 차는 엄연히 존재한다는 걸 역사가 말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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