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수서경찰서는 갈고리 모양의 철사를 이용해 점심 시간대에 사무실 자동 유리문을 열고 들어가 현금을 훔쳐 달아난 혐의(상습절도)로 A(48)씨를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22일 낮 12시쯤 서울 강남구 역삼동 빌딩 5층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점심식사로 자리를 비운 틈을 타 현금 38만원을 훔치는 등 1월 초부터 이달 중순까지 강남구, 마포구 사무실 10곳에서 현금 400만원 상당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경비원이 안내데스크에 상주하지 않고 출입구가 자동 유리문으로 된 사무실만 골라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그는 철사를 갈고리 모양으로 구부려 자동 유리문 틈 사이에 넣은 뒤 스위치를 눌러 잠금 장치를 해제하는 수법으로 문을 열었다. 그는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차량을 범행 현장에서 300~400m 떨어진 곳에 주차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동선을 추적, 이달 초 강남구 빌딩 밀집지역에서 범행 장소를 물색하던 A씨를 검거했다.
경찰 조사 결과 절도 등 전과 20범인 A씨는 절도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 받고 지난해 11월 출소한 뒤 2개월 만에 또 다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유흥비와 생활비 마련을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갈고리를 이용해 자동문을 여는 방법은 교도소에서 다른 수감자에게 배웠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침입 흔적이 없어 피해자 대부분은 내부 소행으로 오해하거나 다른 곳에서 분실했다고 생각하고 신고하지 않았다”며 “바깥에서 사무실 안이 보이지 않도록 하거나 자동문 틈을 메우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허경주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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