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ㆍ13 총선 공천을 마친 여야가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하면서 ‘늙은 하이에나’ ‘바지사장’등의 막말을 거침 없이 쏟아내고 있다. 특히 얼마 전까지 한솥밥을 먹던 과거의 동지끼리 더욱 격한 인격 비하성 공세를 퍼부어 그야말로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모습이다. 이번 총선이 다여다야(多與多野) 구도로 분열된 데 따른 것으로 총선 이후 국면에서도 상당한 후유증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임내현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회 상황본부장은 28일 선거대책회의에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에 대해 “국가보위비상대책위 전력으로 광주에 깊은 상처를 주고 햇볕정책 훼손 발언으로 야당의 정통성마저 부인한 사람”이라며 공세를 폈다. 특히 그는 ‘광주가 야권 분열을 인정해 야당사에 얼룩을 남겨서는 안 된다’는 김 대표의 발언에 관련해서는 “못 먹는 감 찔러나 보는 식으로 정글에서 못된 짓만 하다가 여우집에 굴러온 늙은 하이에나처럼 무례하기 짝이 없는 작태”라고 맹비난했다.
더민주와 국민의당 사이의 ‘바지사장’공방도 연일 계속되고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은 이날도 라디오방송에 출연, “오너는 문재인 전 대표이고 김종인 대표가 바지사장인 것이 정치의 현실”이라면 더민주 전현직 대표를 싸잡아 비판했다.
앞서 김종인 대표는 지난 26일 호남에 출마한 더민주 후보들의 개소식에 참석해 “결국(제가) ‘바지사장 아닌가’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제가 절대로 여러분들에게 말하지만 저는 바지사장 노릇을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누리당과 탈당한 무소속 후보 사이에서도 거친 말이 오갔다. 새누리당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무소속 유승민 의원이 선거 사무실에 박근혜 대통령 사진을 걸어둔 것을 두고 “졸렬한 행동”이라며 맹비난했다. 그는 “대통령을 무시하는 것을 넘어 조롱하는 것”이라며 유 의원에 대해 격한 감정을 쏟아냈다.
이처럼 총선을 앞두고 반대 진영이 아닌 과거의 동지를 향해 막말을 쏟아내는 이유는 같은 성향의 유권자를 상대로 득표 경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 지형상 향후 통합해야 할 운명에 놓인 세력들이 막말 싸움으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정승임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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