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새누리당 후보 고군분투기
새누리당 공천이 당선으로 통하는 대구ㆍ경북에서 야당과 무소속 후보들이 힘겨운 싸움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지역 기득권을 누리고 있는 새누리당 후보에 맞서 차별화된 공약과 포부로 박제된 선거 틀을 깨는데 앞장서고 있다. 새누리당 텃밭에서 고군분투하지만 오히려 신념이 돋보이는 후보들을 소개한다.
새누리당 박명재 의원의 20대 총선 무투표 당선이 거론되던 경북 포항남ㆍ울릉 선거구에 민중연합당 박승억(46) 후보가 출마했다.
전국플랜트건설노조 포항지부 교육선전부장 등을 역임한 박승억 후보는 노동운동가 출신이다. 포항에서 태어나 초중고까지 고향에서 다닌 박 후보는 포스코로 대변되는 철강도시에서 노동자, 농민, 서민을 위한 정치를 기치로 내걸고 있다. 최저농산물 가격 보장과 비정규직 제도 철폐, 최저시급 1만원 법제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동국대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민주노동당에 입당한 그는 2010년 민주노동당 포항시위원회 봉사단장,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조합원을 거쳐 민중연합당 경북도당 비정규직철폐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4, 2015년 전국플랜트건설노조 교육선전부장을 맡은 그는 민주노총 산하 건설기능학교를 운영, 400명에 달하는 예비 건설 근로자의 교육을 관리했다. 실직의 아픔과 구직의 어려움을 피부로 느낀 것이 그때다. 민중연합당도 기능학교 운영 당시 박 후보의 업무 처리 능력을 높게 평가, 총선 후보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는 “지역 철강노동자들이 정리해고 불안에 떠는 것은 상위 1%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지난 50년 동안 정치권력을 독점해 왔기 때문”이라며 “거창한 스펙도 없는 비정규직 근로자 후보지만 99%의 노동자, 농민, 서민들의 직접 정치를 실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민중연합당은 지난달 27일 창당한 신생 정당이다. 노동자, 농민, 청년운동 출신들이 결성한 정당인만큼 비정규직 기간 연장 중단과 농산물 적정가격 보장, 재벌의 사내유보금을 활용한 청년 일자리 확충 등을 기본 정책으로 삼고 있다.
한편 이 선거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임영숙 전 포항시의원은 28일 기자회견을 갖고 “여야의 공천과정에 실망한 유권자들을 무서워하고 바른 정치를 할 수 있도록 무소속에게 표를 몰아줘야 한다”고 주장했고 박명재 의원은 “국가와 지역발전을 위한 공약을 적극 발굴·제시,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ㆍ사진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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