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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류제국(왼쪽), 넥센 서건창/사진=임민환 기자
우승을 향한 열망만큼 화끈한 공약 대결이 펼쳐졌다. 하지만 '약속'을 지킬 수 있는 기회는 단 한 팀에만 돌아간다.
28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개막 미디어데이에서는 각 팀의 대표 선수들이 참석해 올 시즌 우승 공약을 내걸었다. 지난해에는 우승팀 두산의 유희관(30)이 공약에 따라 한국시리즈 5차전 뒤 상의를 벗고 나와 뜨거운 반응을 받았다.
올해도 대세는 '탈의'였다. 롯데 황재균(29)은 "희관이 형 몸매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걸 보여드리겠다. 우리 팀엔 희관이 형보다 더 거구인 최준석 선배가 있다"고 공약을 밝혔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그친 삼성은 더 강력한 공약을 들고 나왔다. 삼성 차우찬(29)은 "작년에 우승을 하면 김상수와 구자욱이 팬티만 입고 춤을 추기로 했는데 실패했다. 올해는 (류중일) 감독님까지 추가해 감독님을 필두로 김상수와 구자욱이 팬티만 입고 춤을 추게 하겠다"고 장담했다. SK 김광현(28)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든 27명의 선수의 상의를 다 벗겨서 야구장을 한 바퀴 돌겠다"고 약속했다.
두산 오재원(31)은 탈의에 새로운 미션을 추가했다. 오재원은 "우리 팀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1990년생인 허경민, 정수빈, 박건우에게 팬티만 입고 스카이 다이빙을 시키겠다"고 했다. 막내 구단 kt의 주장 박경수(31)는 "현실적으로 우승이 아닌 5강으로 공약을 걸겠다. 5강이 확정되는 순간 KBO리그에서 인기가 3위 안에 드는 이대형의 상의를 벗겨 마운드에 허수아비처럼 묶어 놓겠다"고 말해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예상을 뛰어 넘는 색다른 공약도 눈길을 끌었다. 김성근 한화 감독의 '지옥 훈련'이 유명한 한화는 '감독 맞춤형' 공약을 내걸었다. 한화 투수 안영명(31)은 "우리 팀 투수력이 약해서인지 감독님께서 투수들에게 애착이 많으시고, 훈련도 많이 시키신다. 피칭 200개가 넘는 건 이제 자연스러운 일이다"고 운을 뗐다. 이어 "투수조만 따로 감독님께 헹가래를 해드리겠다. 감독님께서 훈련으로 체력을 키워주신 만큼 우리도 퍼포먼스를 보여드리겠다. "고 '뼈'가 담긴 약속을 해 웃음을 자아냈다.·
LG 주장 류제국(33)도 기발한 공약을 내걸었다. 류제국은 "우승이 확정되면 잠실구장의 외야 펜스가 열리면서 이병규(등번호 9) 선배가 말을 타고 나오도록 하겠다. 현실적으로도 가능하다"고 장담했다. '적토마'라는 별명을 가진 이병규에 빗댄 재치 있는 공약이다. 넥센 서건창은 "우리 팀도 벗는 걸 생각해 봤는데 롯데에서 너무 강력한 공약을 걸었다"며 "우리 홈 구장이 최초 돔구장인 만큼 번지 점프를 한 번 해보겠다"고 제안했다. NC 이재학(26)은 "우리 팀 최고참인 이호준 선배와 이종욱 주장께서 섹시댄스를 출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약을 밝혔다.
KIA는 보다 진중한 답을 내놨다. KIA 윤석민(30)은 "양현종과 내가 팬의 소원을 들어주겠다. 프런트와 상의한 뒤 저희 홈페이지를 통해 팬 한 분의 소원을 뽑겠다"고 밝혔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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