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19ㆍ뉴질랜드)가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첫 승을 신고했다. 리디아 고는 2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의 아비아라 골프클럽(파72ㆍ6,593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기아 클래식 4라운드에서 5타를 줄여 최종 합계 19언더파 269타로 우승했다.
단독 2위(15언더파 273타)에 오른 박인비(28ㆍKB금융그룹)를 4타 차로 따돌린 LPGA 시즌 첫 우승이자 통산 11승째다. 리디아 고가 지난 2월 우승한 ISPS 한다 뉴질랜드 여자오픈은 유럽여자골프(LET) 투어다. 이날 우승 상금 25만5,000달러(약 3억원)를 추가한 리디아 고는 2년여의 프로 생활 동안 총 71번의 대회에서 11승을 따내 총 상금만 550만 달러(약 64억2,000만원)를 챙겼다.
리디아 고는 공동 2위권에 3타 앞선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임했다. 전반에만 3타를 줄이며 쾌조의 출발을 보인 그는 10번홀(파5)의 그린 엣지에서 퍼터로 핀을 노렸으나 투 터치가 되면서 보기를 범했다.
그 사이 박인비가 1타 차까지 따라붙었고 16~17번홀 연속 버디로 더욱 압박했다. 그러나 리디아 고는 16~18번홀에서 침착하게 3연속 버디를 낚으며 우승을 확정했다. 미국 샌디에이고 유력지 유니온-트리뷴은 “리디아 고를 보고 있으면 골프가 참 쉬운 운동처럼 보인다”며 “심지어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도 그렇다”고 놀라워했다.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31일 개막)을 앞두고 펼쳐진 대회에서 기분 좋은 시즌 첫 승으로 세계랭킹 1위 독주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한 리디아 고는 경기 뒤 “보기를 범할 때가 사실은 터닝 포인트였다”면서 “운 좋게도 너무 과한 드라마를 쓰지 않고 그 상황을 헤쳐 나갈 수 있었다”고 웃었다.
정재호기자 kem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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