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을 태운 채로 올림픽대로에서 보복운전을 한 공항버스 운전기사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버스 앞에 끼어들었다는 이유로 승용차 운전자를 상대로 보복운전을 한 김모(54)씨를 특수협박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12월 3일 오후 7시쯤 영등포구 염창동 인근 올림픽대로를 지나던 중 변모(41)씨의 소렌토 차량이 버스 앞에 끼어들자 격분했다. 김씨는 약 1㎞를 달려 차량을 뒤쫓은 뒤 변씨의 오른쪽 차선으로 이동해 차량을 추월했다. 이후 방향지시등도 켜지 않은 채 차선을 변경하는 ‘칼치기’ 로 소렌토 차량 앞에 빠르게 끼어들었다. 이 과정에서 놀란 변씨는 급정거를 하다 왼쪽 차선의 덤프트럭과 충돌할 뻔 했다. 이후 김씨는 버스에서 내린 뒤 변씨 차량에 다가와 “경찰에 난폭운전으로 신고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김씨가 보복운전을 하던 당시 버스에는 10여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다. 폐쇄회로(CC)TV 확인결과 김씨가 보복을 위해 ‘칼치기’와 고의 급정거를 할 때마다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들의 몸은 버스 앞쪽으로 쏠렸다. 김씨는 또한 보복운전 중 채증을 하겠다며 양손을 사용해 자신의 휴대폰으로 변씨 차량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는 상대방을 신고하기 위해 따라갔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당시 공항버스에 다수의 승객이 탑승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중대한 범죄”라며 “보복ㆍ난폭운전을 집중 단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혜정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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