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4세 여아 암매장’사건은 시신 없는 유기 사건으로 종결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충북 청주청원경찰서는 28일 계부 안모(38)씨에 대해 사체유기와 아동복지법 위반, 상습폭행ㆍ상해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안씨는 2011년 12월 21일 자신의 집 욕실에서 숨진 의붓딸(당시 4세)을 4일 동안 베란다에 방치했다가 아내 한모(36)씨와 함께 진천군의 한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안씨는 또 의붓딸과 아내, 친딸(4)을 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한씨가 남긴 메모와 휴대전화 통화내역, 병원진료 기록 등을 분석한 결과 안씨가 의붓딸과 아내는 물론 자신의 친딸까지 폭행한 것을 확인해 관련 혐의를 추가했다”고 밝혔다.
아이는 친모 한씨의 학대로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한씨는 사건 당일 아이가 소변을 쌌다는 이유로 물이 담긴 욕조에 머리를 수 차례 집어넣어 숨지게 했다.
한씨는 2011년 8월부터 12월까지 4개월여 동안 아이를 굶기고 베란다에 세워두는 등 상습적으로 학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씨는 경찰 조사가 막 시작된 지난 18일 ‘다 내 잘못이다. 아이를 죽일 생각은 없었다’는 유서를 써놓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은 그러나 이 사건의 가장 유력한 증거인 안양의 시신을 찾아내지 못했다.
경찰은 안씨의 진술에 따라 19일부터 27일까지 장비와 인력을 대거 동원, 모두 5차례 시신 수습 작업을 벌였지만 시신을 찾지 못했다. 경찰은 “안씨가 매장한 곳으로 지목한 진천군 백곡면 야산에서 1~2차례 더 수색 작업을 벌이겠다”고 했지만 시신을 찾을지는 미지수다.
경찰은 시신이 없어도 안씨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곽재표 청주청원서 수사과장은 “안씨가 한결같이 딸의 시신을 진천 야산에 암매장했다고 진술했고 한씨의 메모장도 증거물로 인정받기에 충분하다”며 “아이 시신을 확보하지 못하더라도 법정에서 안씨의 죄를 묻는 데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덕동기자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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