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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기 “천하장사 타이틀 잊어달라” vs 김경수 “노무현 벽 이젠 넘어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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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기 “천하장사 타이틀 잊어달라” vs 김경수 “노무현 벽 이젠 넘어설 것”

입력
2016.03.2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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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ㆍ문화행정가” “준비된 지역 일꾼”

둘 모두 이미지보다 현안 해결 능력 강조

[왼쪽] 4ㆍ13총선에 출마한 이만기(김해을) 새누리당 후보가 24일 경남 김해 삼문동 대성교회 앞에서 한 주민과 인사하고 있다.
[왼쪽] 4ㆍ13총선에 출마한 이만기(김해을) 새누리당 후보가 24일 경남 김해 삼문동 대성교회 앞에서 한 주민과 인사하고 있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경남 김해을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이만기 새누리당 후보와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후보 사이에는 묘한 공통점이 있다. 각자 원래 대중에 각인된 이미지와 다른 강점을 부각하는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 워낙 접전을 벌이다 보니 지지층 결집보다는 이탈층 챙기기에 주안을 두고 있는 것이다. 원래 이미지가 지지층에게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지만 이탈층에게는 부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원외 인사인 두 사람은 인지도가 높고 정치 이력이 화려하다. 이 후보는 천하장사 등 씨름장사 타이틀만 49번 획득한 유명인이다. 김해 소재 인제대 사회체육학과 교수와 경남문화재단 대표이사를 지냈다. 최근에는 SBS 예능프로그램 ‘자기야-백년손님’에 출연해 인간미 넘치는 사위 ‘이스방’으로 인기를 끌었다. 김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연설기획비서관, 청와대 국정상황실 행정관 출신으로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을 지냈다.

지난 24일 김해시 장유동 선거사무소에서 만난 이 후보는 “천하장사란 타이틀은 (기사에) 안 썼으면 좋겠다”라며 “현직 (선수) 끝난 지가 언제인데”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 이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교수이자 교육행정가, 문화행정가란 점을 내세운다. 최근 인구 유입이 많은 지역구를 문화ㆍ예술ㆍ스포츠 도시로 만들 수 있는 적임자란 점을 더 강조하고 싶다는 것이다.

이날 김해시 장유동 석봉초등학교에서 만난 김 후보의 생각도 비슷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은 제 평생 타이틀이지만, 노 전 대통령은 제가 넘어서야 하는 벽이기도 하다”며 “그 벽을 넘어야 정치인 김경수로 설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양한 국정경험, 경남지사 출마 이력, 도당위원장 경력을 갖춘 ‘준비된’ 정치인으로서 지역 숙원사업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같은 선거전략은 유세현장에서 만난 유권자들 때문이다. 이날 장유1동 주민센터 노래교실에 참석한 이 후보는 마이크를 잡고 가수 현철의 ‘사랑은 나비인가봐’를 부른 뒤 앵콜 요청을 받아 나훈아의 ‘청춘을 돌려다오’까지 부르며 흥겨운 분위기를 돋웠다. 하지만 이런 개인기만으론 표를 얻을 수는 없다는 게 이 후보 생각이다. “먹고 살기 힘들어 죽겠는데, TV에서 정치인들끼리 싸우는 모습만 보면 꺼버리고 싶다” 같은 유권자들의 목소리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김 후보의 생각도 비슷했다. 그는 “주민들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호감을 여전히 갖고 있지만, 지역 국회의원에게는 먹고 사는 현안 문제의 해결을 요구한다”며 “정치인들은 선거 때만 얘기를 듣는 척한다는 불신과 혐오를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김해는 평균 연령 37세의 젊은 도시이다. 창원, 마산, 부산 등 주변 도시에서 최근 인구유입이 부쩍 늘고 있기 때문이다. 노 전 대통령의 고향이어서 야권세가 있지만 영남 지역인만큼 전통적인 여권세가 만만치 않다. 지난 총선에서 몇 백표 차이로 당락이 갈렸던 이유다.

그래서 두 후보는 초등학교 무상급식을 비롯한 민생 현안 해결을 1순위 공약으로 내놓고 있다. 이 후보는 “저출산 문제 등을 고려했을 때 경남도에서도 최소한 초등학교는 무상급식을 실시해야 한다”며 “당선되면 문화ㆍ예술ㆍ스포츠전문가로서 힐링 신도시를 만드는 인프라 조성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도 “당선되면 학교급식법 개정을 추진해 경남도를 포함한 전국에서 무상급식이 원활하게 이뤄지게 하고 싶다”며 “난개발과 주거여건 사이의 갈등해소 및 교육ㆍ교통 문제 해결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해=김청환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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