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군이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장악했던 고대 유적 도시 팔미라를 10개월 만에 탈환했다고 시리아 언론과 시리아인권관측소(SOHR)가 27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에 시리아군은 IS의 상징적 수도 락까를 향해 진격할 중요한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팔미라 탈환 사실을 발표하며 이를 “중대한 성과를 냈다”고 자평했다. 시리아 국영TV도 “시리아군이 러시아군의 공습 지원을 받으며 며칠간의 전투 끝에 팔미라 고대 유적지대를 비롯해 신시가지 3개 지역 등 도시 전역에서 IS 대원들을 축출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크램린궁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알아사드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축하의 말을 건넸다”고 밝혔다.
시리아군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26일 밤 격렬한 전투 끝에 정부군과 친정부 민병대가 고대 유적지와 주거 지역 등 팔미라시 전체를 장악했고 IS 대원들은 퇴각했다. 팔미라 동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총격전이 벌어지고 있지만, 대다수 IS 대원들은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팔미라 탈환에선 러시아 공군의 공습 지원이 절대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군은 현재 팔미라 시내에 설치된 지뢰와 폭탄을 제거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OHR의 라미 압델 라흐만 소장은 “이번 팔미라 전투로 IS 대원 400명이 사망했으며 IS로서는 단일 전투에서 가장 큰 패배를 당했다”고 말했다. 시리아군 병사와 친정부 민병대원도 이번 전투에서 약 180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군이 3주간의 악전고투 끝에 팔미라를 탈환한 것은 5년째 내전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시리아의 알아사드 대통령의 주요 성과로 평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팔미라 탈환 작전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주변과 서부 대부분의 지역에서 정부군과 반군 간 휴전이 지켜지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 따라서 앞으로 시리아 정부와 반군의 평화협상에서 알아사드 대통령의 입지를 한층 강화해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팔미라 탄환 후 시리아군은 IS의 상징적 수도인 락까와 데이르 에조르 등 다른 주요 도시들을 향해 진격할 것으로 보인다고 AP통신은 전망했다. IS가 지난해 5월부터 장악해 온 유적 도시 팔미라는 시리아 동부 대부분 지역을 연결하는 도로가 있어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IS는 팔미라 장악 직후 이 일대 다수의 고대 유적지가 우상 숭배라는 이유로 유물들을 파괴했다.
한편, IS는 올해 들어 미국 주도 동맹군의 반격과 러시아의 공습 등으로 한때 장악했던 지역 가운데 이라크에서 40%, 시리아에서 20%를 상실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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