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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한의 도발 위협, 대비태세 허점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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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한의 도발 위협, 대비태세 허점 없어야

입력
2016.03.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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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군부대가 그제 “박근혜 대통령이 공개 사과하지 않으면 청와대를 타격하겠다”는 ‘최후통첩장’을 냈다. 북한 주요시설을 겨냥한 우리 군의 ‘정밀타격 훈련’등을 이유로 댔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인민군 전선대연합부대 장거리포병대는 “선군태양을 해치려는 것은 용서받지 못할 죄악”이라며 “박근혜와 그 패당을 민족 앞에서 능지처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후통첩이라고 했지만 구체적 시한이 없고, 하급부대의 주장이어서 북한 내부 체제결속과 남남갈등을 노린 심리전 성격이 짙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와 한미군사훈련에 반발해 북한은 연일 무력시위와 대남 비난선동에 나서고 있다. 북한군 최고사령부가 지난달 “1차 타격대상은 청와대와 반동통치기관들”이라는 중대성명을 낸 데 이어 총참모부는 “서울을 비롯한 남조선 전 지역 해방작전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 위원장은 남한상륙작전을 직접 지휘하는가 하면 중ㆍ장거리 탄도미사일에 적용할 수 있는 고체연료 엔진 분출시험을 참관했다. 며칠 전에는 대외선전 매체를 통해 미국 워싱턴에 있는 링컨 기념관을 잠수함발사 미사일로 타격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유엔 대북제재에 대한 반발이라고 하지만, 국제사회를 상대로 전쟁도 불사할 수 있다는 북한의 이런 기이하고 무모한 행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하다.

북한은 5월 36년 만에 열리는 당대회를 앞두고 강도 높은 사상투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시작해 당대회 직전까지 계속되는 ‘70일 전투’다. 과거 당대회나 국가적 위기상황 때 ‘○○ 전투’라는 이름으로 수 차례 주민선동을 해 왔으나 이번 동원은 전례 없이 혹독하다고 한다. 댐, 발전소 건설 현장 등에 대규모 군중을 동원하고, 관영매체는 연일 체제결속을 강조하는 선동ㆍ선전에 여념이 없다. 적어도 5월 당대회까지는 이런 긴장국면이 지속될 전망이다.

날로 거칠어지는 북한의 도발 위협이 내부 체제결속을 위한 목적이 크다고 하더라도 우리로서는 이를 말폭탄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 과거의 예로 보아 북한이 얼마든지 국지전 양상의 도발을 해올 가능성이 있고, 이는 더 큰 분쟁양상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군을 비롯한 안보 당국이 빈틈없는 만반의 대응을 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얼마 전에는 군이 수십억원을 들여 개발한 철갑탄 방탄복 대신 방산업체와 짜고 일반 방탄복을 일선 부대에 지급하는 유착비리가 또 드러났다.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설마’하는 안이한 인식이다. 국제공조도 중요하지만, 북한이 헛된 망상에 빠지지 않도록 대북 안보의식과 대비태세를 끌어올리는 게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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