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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리포트/ ‘사교육 광풍’ 부는 세종

입력
2016.03.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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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학원 1번가로 꼽히는 아름동 상가.
세종시 학원 1번가로 꼽히는 아름동 상가.

“세종시 출범 초까지만 해도 과외를 받으려고 대전까지 갔는데 지금은 이 곳에서 얼마든지 할 수 있어요.”

세종시에 ‘사교육 광풍’이 불고 있다. 학원은 물론, 과외 등 사교육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다.

세종시교육청에 등록된 학원과 교습소, 개인과외는 2012년 총 252건이었다. 하지만 4년 이 흐른 15일 현재 4.7 배가 늘어난 1,190건에 이른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은 과외다. 2012년 158건에서 2015년 말 882건으로 5배가 넘는 규모로 커졌다. 무등록 과외를 감안하면 실제 과외 증가율은 이를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과외 교사는 국ㆍ영ㆍ수 전공자는 물론, 국내 유명대학 졸업생과 해외파까지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다.

영어교육을 전공한 A씨는 지난해부터 세종시에서 중ㆍ고생 그룹과외를 하고 있다. 테스트를 통해 실력이 비슷한 학생 2~3명씩 소수 정예로 꾸렸다. 학부모들은 A씨의 과외에 만족하고 있다. 조금 비싸긴 하지만 자녀의 만족도가 높고, 성적도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초중고교를 모두 나온 B씨는 런던에서 재무와 회계를 전공하다 휴학을 한 뒤 세종시에서 과외를 하고 있다. B씨는 학생들에게 영어는 물론, 깊이 있는 해외 문화 정보까지 알려 주고 있다.

서울 대치동에서 수학 보습학원을 운영하던 C씨도 지난해 세종시로 옮겨 과외를 하고 있다. C씨는 “주말에도 쉬지 못하고 과외를 해 좀 지치지만, 경쟁이 심한 대치동보다 세종시가 훨씬 낫다”고 말했다.

입시 컨설팅 전문 학원도 속속 세종시에 들어서고 있다. 대전이나 청주에서 입시 컨설팅을 받던 게 이미 옛말이 된 것이다.

입시 학원이 주를 이루지만 러시아와 중국어 등 제2외국어 학원이나 과외도 생겨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생각도 못했던 일이다. 3년 전 세종시로 이전한 한 공무원은 “장기적으로 업무에도, 또 개인적으로도 도움이 될 거 같아 러시아어를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원 1번가’로 불리는 아름동의 4개 상가에는 국ㆍ영ㆍ수는 물론, 피아노 등 예체능, 제2 외국어 등 모든 분야의 학원이 밀집해 있다.

지난해 11월 수학 학원을 아름동에 개원한 C원장은 “비슷한 시기에 이 건물에 개원한 학원만 5곳이 넘는 걸로 알고 있다”며 “유명 프랜차이즈 학원들도 계속 문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사교육비 실태 통계’를 보면 세종시의 사교육 참여율은 66.3%였다. 출범 2년 만에 이미 대도시인 부산과 인천을 추월한 것이다. 이는 정부부처 공무원 자녀와 30~40대 젊은 층의 자녀 등 교육열이 높은 부모를 둔 학생이 많이 유입됐기 때문이다.

이주 공무원 자녀가 가장 많이 다니는 학교인 연세초 이모(4학년)양은 “학교가 끝나면 친한 친구들과 함께 학원 3곳을 다닌다”고 말했다.

사교육 시장이 커지면서 불법 행위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해 시교육청의 단속 결과, 33건이 적발돼 경고 및 과태료 처분을 받기도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사교육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불법행위 피해도 늘어날 것으로 보여 적극적으로 관리, 단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두선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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