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현. /사진=KLPGA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 선수 박성현(23·넵스)이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남달라' 샷을 미국 본토의 LPGA(미국프로여자골프) 무대에서도 유감없이 과시하며 우승을 겨냥하고 있어 주목된다.
'남달라'는 박성현의 별명. 박성현의 골프백에 써 있는 문구이기도 하다. 남자선수를 방불케 하는 호쾌한 스윙과 장타, 과감한 코스공략 등 다른 선수와는 다른 플레이 모습 때문에 붙여진 별명이다.
박성현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의 아비아라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리고 있는 LPGA KIA클래식 대회에서 연일 이같이 남다른 불꽃타로 세계랭킹 1위인 리디아 고(19·뉴질랜드)와 우승을 놓고 겨루게 됐다.
박성현이 미국 본토에서 열리는 LPGA 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지난 주 끝난 JTBC파운더스컵 대회에 초청선수 자격으로 출전한 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박성현은 낯가림이 심한 성격이라고 한다. 그런데 두 대회 출전 만에 우승을 넘볼 정도이니 미국 무대에 의외로 빠르게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플레이 모습뿐 아니라 적응속도 면에서도 '남달라'의 면모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박성현은 27일(한국시간) 벌어진 대회 3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로 중간합계 11언더파 205타를 기록해 신지은(24·한화), 브리트리 랭(미국) 등과 공동 2위에 올랐다. 선두 리디아 고(14언더파)와는 3타 차. 박성현은 28일 최종 4라운드에서 리디아 고와 챔피언조에서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
세계랭킹에서 보듯 리디아 고의 실력이 뛰어난 데다 컨디션도 좋아 3타 차가 커 보이는 것은 사실. 하지만 박성현 역시 절정의 샷 감각을 보이고 있고 스스로도 "컨디션이 계속 좋아지고 있어 마지막 날에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힌 만큼 좋은 승부가 기대된다.
박성현은 3라운드에서 전반을 버디 1개와 보기 1개로 맞바꾼뒤 후반 맹렬한 기세로 타수를 줄여나갔다. 박성현은 12번홀(파4) 버디를 시작으로 16번홀(파4)까지 5개홀 연속 버디 퍼레이드를 벌이며 선두 리디아 고에 2타 차로 따라붙으며 단독 2위로 올라섰다.
17번홀이 아쉬었다. 티샷이 미스샷이 되면서 오른쪽 숲 속으로 깊이 들어갔고 1벌타와 함께 다시 티잉 그라운드로 되돌아와 세 번째 샷을 했다. 네 번째 샷은 그린에 못 미쳤으며 어프로치샷도 짧아 핀과 한참 거리가 있었고 결국 2퍼트로 더블보기를 범해 순식간에 2타를 잃었다.
그러나 큰 실수에도 박성현은 흔들리지 않았다. 18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내 전 홀의 실수로 인한 심리적 위축감을 털어내며 멘탈 면에서도 한결 강해진 모습을 보인 것이다.
박성현이 KIA클래식 대회 마지막 날 라운딩에서 어떤 결과를 낼지 주목된다. 아직 미국 무대에 잘 알려지지 않은 박성현이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다면 미국과 세계 골프팬들에게 '박성현'의 이름을 단번에 심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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