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기업, 삼달풍력단지 지분 매입
매각대금 186억원 개인에게 돌아가
공공자원 개발이익 유출 놓고 논란
제주의 공공자원인 바람을 이용한 풍력발전사업 개발이익이 민간기업과 해외로 빠져나가게 돼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도풍력발전사업심의위원회는 지난 25일 삼달풍력발전단지를 운영하는 한신에너지㈜가 제출한 주식 매각 계획을 심의한 결과 전력계통 출력제한 요구 수용과 풍력발전사업 종료 시 철거 이행 등을 부대조건을 달고 승인했다.
한신에너지는 태국 에너지기업인 아이윈드(IWIND)에 주식 30%를 1,599만8,760달러(한화 186억원)에 매각할 계획이다. 아이윈드는 태국의 에너지전문기업인 IFEC의 풍력발전 개발 및 운영을 전담하는 회사로, 계획대로 주식을 매입하면 한신에너지의 최대 주주가 된다.
문제는 그 동안 환경단체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지적해왔던 공공자원인 바람을 이용한 풍력발전사업 개발이익이 대기업 또는 해외유출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데 있다.
특히 삼달풍력발전단지는 도내 풍력발전단지 사업자에 대해 ‘개발이익공유화 계획’을 의무적으로 제출토록 한 육상풍력발전지구 지정 고시가 적용되는 2013년 3월 이전에 사업 허가가 이뤄져 풍력발전사업 개발이익을 도민들과 공유 없이 고스란히 민간기업인 한신에너지가 독식하고 있다.
삼달풍력발전단지는 지난 2009년부터 운영된 이후 2014년까지 725억원의 누적 매출을 통해 이미 초기 투자비용 783억원의 93%를 회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제주풍력발전단지는 사업완료기간이 20년이기 때문에 삼달풍력발전단지는 앞으로 13년 동안 개발이익을 챙길 수 있다. 또 이번에 태국 기업에 판매되는 주식 30%는 한신에너지의 모기업인 남해종합건설 회장의 개인 주식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한신에너지의 주식 매각과 관련해 제주지역 환경단체 등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제주녹색당 창당준비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이번 개발이익 공유화 계획 제출 없는 주식매각 심의는 도지사의 책무를 게을리한 것으로 규정하고 적극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며 “제주의 공유재인 지하수, 바람, 아름다운 경관을 대기업과 외국자본에 쉽게 넘어갈 수 없도록 제도를 개선해 반드시 원래의 주인인 제주도민들에게 되돌려놓겠다”고 밝혔다.
또 에너지민주주의센터 김동주 연구원은 “민간기업이 제주에서 풍력사업을 하며 수익을 내고, 이젠 지분까지 해외로 넘겨 수 백억원의 이익을 챙기고 있다”며 “이제라도 육상풍력발전지구로 지정해 개발이익 공유화 계획을 제출하도록 하는 것이 신규 풍력발전지구와도 형평성이 맞다”고 지적했다.
한편 서귀포시 성산읍 삼달리 일원에 조성된 삼달풍력발전단지는 시설용량 33㎿를 갖춘 제주지역 최대 풍력발전단지다.
김영헌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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