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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 극복’ LG 정현욱의 야구인생 2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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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 극복’ LG 정현욱의 야구인생 2막

입력
2016.03.27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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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정현욱이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시범경기에서 627일 만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LG 제공
LG 정현욱이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시범경기에서 627일 만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LG 제공

지난해 위암 투병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던 정현욱(38ㆍLG)이 불굴의 의지로 마운드에 돌아왔다.

정현욱은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시범경기에 4-2로 앞선 6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등판해 ⅔이닝 동안 무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병 후 20kg 정도 살이 빠져 수척해진 모습이었지만 예전처럼 씩씩하게 공을 뿌렸다. 직구 구속도 시속 141㎞까지 나왔다.

그가 마운드에 오른 건 2014년 7월8일 잠실 두산전 이후 627일 만이다. 당시 오른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던 정현욱은 불의의 병마와 마주했다. 우연한 기회에 건강검진을 받게 됐고 위에 암세포가 발견된 것. 정현욱은 주변에 극구 자신의 상황을 알리지 말아달라고 요청했고, 수술과 항암치료 후 피나는 재활 끝에 다시 공을 잡았다. 지난해 LG 2군 구장인 경기 이천에서 정현욱의 외로운 투병 과정을 지켜 본 동료들은 “지금 우리가 힘든 건 (정)현욱이 형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면서 정현욱을 응원했다.

정현욱은 시범경기를 앞두고 대만 2군 스프링캠프부터 착실하게 몸을 만들어 재기를 모색했고, 마침내 이날 잠실구장 마운드에 다시 섰다.

6회 등판해 박건우를 공 두 개로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한 정현욱은 최주환을 유격수 땅볼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공 7개만 던진 뒤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벅찬 복귀전이었다. 정현욱은 경기 후 “그 동안 생각이 복잡했다. 아픈 시기 동안 생각을 많이 정리했다. 건강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는 걸 깨달았다”고 힘든 시간을 돌아봤다.

삼성의 ‘필승조’로 활약한 뒤 2013년 LG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한 특급 불펜 출신 정현욱은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한 셈이다. 그는 2009년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서 한국 야구 대표팀 마운드의 막강 허리로 맹활약하며 국민적 사랑을 받기도 했다.

양상문 LG 감독은 “(정)현욱이의 현재 몸 상태는 80% 정도다. 근력이 원하는 만큼 안 올라왔다. 길면 2개월 정도 예상하고 있다”면서 “1군에 올라오면 기존에 해 왔던 중간투수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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