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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 워프 ③] 과거와 미래 오가는 스포츠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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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 워프 ③] 과거와 미래 오가는 스포츠 현장

입력
2016.03.27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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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군' 유니폼을 입은 SK 포수 이재원. /사진=SK 와이번스

'타임 워프(Time Warp)'는 스포츠 세계에서도 존재한다. 그라운드와 코트에서도 과거와 미래로의 여행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복고 열풍, 그 때 그 시절로

지난 19일 대구에서는 프로야구 삼성의 새 홈 구장인 삼성라이온즈파크 개장식이 열렸다. 역사적인 행사에 삼성 구단이 마련한 이벤트는 삼성 라이온즈 레전드팀과 연예인팀의 야구 경기였다. 이만수와 김시진 등 삼성 '레전드'들이 오랜만에 옛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등장해 팬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이렇듯 프로 각 구단은 '복고'를 마케팅 테마로 곧잘 활용하고 있다. 지난 해 5월 프로축구 수원 삼성은 창단 20주년을 맞아 '레트로(복고)' 유니폼을 출시했다. 창단 연도인 1995년에서 착안해 1995벌 한정 제작한 이 유니폼은 1차 판매 때 3분 만에 모두 팔렸고, 2차 때도 10분 만에 품절됐다.

프로야구에서도 '복고 유니폼 데이'은 빼놓을 수 없는 이벤트로 자리 잡았다. 롯데 자이언츠는 2006년부터 홈 경기에서 '챔피언스 데이' 행사를 열어 선수단이 1984년과 1992년 우승 당시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선다. 입장료 역시 그 때 수준으로 할인해준다.

SK 와이번스는 더 나아가 연고지인 인천 야구의 역사를 유니폼을 담았다. 1947년 4대 도시 대항 전국야구대회에서 우승한 인천 대표 야구팀 '인천군'의 유니폼을 재현했다. 가슴에는 인천의 영문 표기 'INCHUN'을 새겼다. 같은 연고지의 프로축구 시민구단 인천 유나이티드FC는 홈 구장인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 1950~60년대 인천 체육을 상징하는 단어인 '그라운동장(그라운드+운동장)'이라는 별칭을 붙여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심판 대신 컴퓨터가 판정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702개 직업을 분석한 결과 현재 미국에 있는 직업 중 47%가 10∼20년 안에 컴퓨터에 의해 대체되거나 직업의 형태가 크게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특히 사라질 확률이 높은 직업으로 은행의 창구 담당자, 부동산 등기 대행, 보험 대리점 등이 꼽힌 가운데 스포츠 심판도 그 중 하나로 언급돼 눈길을 끌었다.

스포츠에서 기계가 심판을 대신하는 것은 이미 미래가 아닌 현실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비디오 판독'이다. 국내 프로 스포츠 중 축구를 제외한 야구, 농구, 배구에서 '비디오 판독' 제도를 도입해 오심을 줄이고 있다.

2015년 7월에는 미국 야구 독립리그 산 라파엘 퍼시픽스 구단이 홈 경기에서 사상 최초로 '컴퓨터 심판'이 등장해 관심을 모았다. 구심 대신 피치 에프엑스(Pitch F/X•투구추적 시스템)가 스트라이크와 볼을 구분했고, '인간' 심판이 컴퓨터가 내린 판정을 육성으로 선수와 팬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인간 대신 기계의 힘에 의존하는 것은 스포츠 본연의 가치를 훼손시킬 수 있다는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지아니 인판티노(46)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취임 직후 인터뷰에서 "가능한 한 서둘러 비디오 판독 시범 운영을 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축구는 특별한 종목이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고 중요하다. 그래서 우리는 축구를 죽이면 안 된다"고 전제했다.

프로야구의 한 관계자는 "비디오 판독은 시대의 흐름이고, 비디오가 심판의 눈보다 더 정확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사람들의 땀과 눈물이 있는 스포츠 현장에서 기계가 인간의 영역을 대신한다는 점에서는 씁쓸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신화섭 기자 evermyth@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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