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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지도자가 본받아야 할 크루이프 '팀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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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지도자가 본받아야 할 크루이프 '팀 정신'

입력
2016.03.27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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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한 크루이프/사진=개인 공식 트위터

현대 축구의 큰 줄기는 압박 축구다. 중앙에서의 강한 압박을 통한 점유율을 높이고 이어지는 패스 축구가 대세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압박 축구가 가능하기 위해선 전 선수가 포지션에 구애 받지 않고 90분 내내 그라운드를 누빌 체력과 기술이 필수다. 바로 토털 사커의 개념이 압박 축구의 밑바탕인 것이다.

토털 사커(전원 공격 전원 수비)를 꽃피운 인물로 평가되는 요한 크루이프가 지난 24일 68세의 일기로 숨을 거뒀다. 폐암으로 운명을 달리 한 크루이프의 사망 소식에 전 세계 축구계가 앞 다퉈 애도를 표했다. 세계적인 명장 펩 과르디올라(45ㆍ바이에른뮌헨) 감독은 "나는 크루이프를 만나기 전까지 진짜 축구를 알지 못했다"고 눈시울을 붉혔고 최고의 축구스타 리오넬 메시(29ㆍFC바르셀로나)는 "또 한 명의 전설을 떠나 보냈다. 크루이프는 세계 축구에 영향을 미친 인물로 FC바르셀로나의 철학과 플레이 스타일을 바꿔 놓은 사람"이라고 슬퍼했다. 울리 슈틸리케(62ㆍ독일) 한국대표팀 감독도 "이 세상에서 크루이프와 더는 함께하지 못해 안타깝다. 오늘은 슬픈 날이 될 것 같다"고 애도했다.

크루이프가 세계 축구계에 남긴 족적은 토털 사커라는 용어만큼이나 뚜렷하다. 포지션 파괴에 관한 "첫 번째 공격수는 골키퍼고 첫 번째 수비수는 스트라이커"라는 상징적인 명언이 그의 입에서 처음 나왔다. 또 선수들의 생각하는 '축구 아이큐'를 강조했다. 스스로 생각을 해야 공간을 찾아가고 협력하는 효율적인 움직임이 나온다는 게 그의 지론이었다.

크루이프의 철학은 비단 축구에만 국한되지 않아 그 위대함을 더한다.

크게 두 가지다. 평소 그는 몇몇 뛰어난 스타플레이어들에 의존한 축구 경기를 개인이 아닌 진정한 팀 스포츠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인물로 평가된다. 또 선수와 감독 시절 아약스와 FC바르셀로나의 유소년 축구 시스템을 정착한 주역 중 하나로 손꼽힌다. FC바르셀로나의 유소년 시스템은 21세기 축구단 운영의 대표적인 롤모델로 자리매김했을 정도다.

생전 크루이프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로 포지션을 채운다고 세계 1등이 될 수는 없으나 평범한 선수 11명이 하나가 된다면 가장 강한 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바로 팀 캐미스트리(화합)다.

축구를 떠나 모든 단체 스포츠 감독들이 최우선으로 새겨야 할 '팀 정신'이다. 예를 들어 야구의 경우 돈으로 아무리 올스타 팀을 꾸려도 우승하지 못한다는 걸 메이저리그의 오랜 역사가 숱하게 증명해왔다. 제 잘난 맛에 자기 위주로만 경기하는 올스타 10명보다 실력은 조금 떨어질지 몰라도 팀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헌신할 줄 아는 선수 10명이 우승에는 더 필요하다.

크루이프가 주문한 유소년 시스템은 거대 자본에 대항한 중소 구단들의 운명적 생존 전략이 됐다. 축구 야구 등은 젊은 선수들의 발굴ㆍ육성과 지속적인 성장 없이 꾸준한 강팀이 될 수 없단 사실을 특히 2000년대 이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크루이프는 남들보다 먼저 앞을 내다보고 대비한 선구자적 지도자였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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