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최종 엔트리에 들기 위한 치열한 내부 경쟁이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전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신태용(46)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은 25일 경기도 이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프리카 강호 알제리와 평가전 1차전에서 권창훈(22ㆍ수원 삼성)과 문창진(23ㆍ포항 스틸러스) 등 공격진의 막강한 화력을 앞세워 2-0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이날 신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하면서 꼭짓점에 박인혁(21ㆍ프랑크푸르트)을 배치했다. 좌우 날개에는 권창훈과 정원진(22ㆍ포항 스틸러스)이 포진했고 문창진은 섀도 스트라이커 역할을 맡았다.
권창훈과 문창진, 박인혁은 리우행 최종 엔트리에 들기 위해 ‘한 방’이 필요했다. 와일드카드 손흥민(24ㆍ토트넘 홋스퍼)과 팀 내 입지가 확고한 류승우(23ㆍ빌리펠트)의 리우행이 상대적으로 유력한 가운데 권창훈과 문창진, 박인혁은 신 감독의 눈도장을 찍기 위해 이번 경기에서 인상적인 움직임을 보여야 했다.
선수들은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 경기 초반부터 안간힘을 썼다. 첫 골은 권창훈의 발끝에서 나왔다. 권창훈은 경기 시작 3분 만에 ‘벼락골’을 터뜨렸다. 중앙 수비수 박용우(23ㆍFC서울)가 상대 페널티지역 바로 앞까지 한 번에 길게 찔러준 패스를 왼발로 컨트롤한 뒤 침착하게 깔아 차 골망을 갈랐다.
이후 선수들은 공격에서 상대를 더욱 강하게 압박했다. 분위기에서 상대를 압도한 신태용호는 전반 30분 마침내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문창진은 선의의 경쟁자 권창훈의 패스를 그대로 골로 연결시켰다. 문창진의 슛은 오른쪽으로 휘는 것 같았지만, 오히려 반대로 휘며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에 상대 골키퍼도 속수무책이었다. 문창진의 골을 지켜본 서형욱 MBC 축구해설위원은 “제대로 눌러 찬 슛이다. 상당히 고난도의 슛이다”고 놀라워했다.
문창진은 앞서 23일 파주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취재진을 만나 권창훈을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은 바 있다. 권창훈의 선제골이 그의 득점 본능을 자극한 셈이다. 권창훈과 문창진 등 공격진의 경쟁은 신태용호를 춤추게 했다.
전반을 2-0으로 끝낸 한국은 후반에도 기세를 이어갔다. 알제리가 종종 역습을 시도했지만, 대표팀은 순간적으로 수비 가담을 늘리며 상대 패스를 차단했다. 골키퍼 김동준(22ㆍ성남FC)의 선방도 빛났다. 김동준은 전반 8분 프리킥 상황에서 지네딘 페르하트가 날린 위협적인 장거리 슛을 손으로 쳐낸 데 이어 전반 30분에도 상대 프리킥을 막아냈다. 후반에도 빠른 상황 판단으로 상대에 좀처럼 기회를 주지 않았다.
신 감독은 후반 22분 진성욱 등을 교체카드로 꺼내 들며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공격과 수비가 조화를 이룬 올림픽 대표팀은 끝까지 스코어를 지킨 채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천=박종민기자 mi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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