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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샤론 "미스코리아 덕분에 사회봉사에 눈떴어요"

입력
2016.03.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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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미스코리아 선 박샤론은 “사회봉사 활동가로서 인생 2막을 시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2006 미스코리아 선 박샤론은 “사회봉사 활동가로서 인생 2막을 시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화려한 왕관을 내려놓은 지도 벌써 10년이 흘렀다. 별다른 꿈이 없던 스무 살 여대생은 그 사이 세 살 터울 두 아이의 엄마이자 가난과 질병으로 소외된 아이들을 돕는 일이라면 두 발 벗고 나서는 열혈 사회봉사 활동가가 됐다.

최근 한국일보를 찾은 2006년 미스코리아 선 박샤론(31)은 “미스코리아 대회 출전은 내 인생을 바꾼 전환점”이라며 “대회를 통해 사회봉사라는 인생의 진로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여대 불어불문학과 재학 시절 미스코리아에 도전한 박샤론은 다른 참가자들과 국내외 다양한 봉사활동을 경험하던 중 “이 길이 나의 길”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주변의 작은 도움으로도 누군가의 삶은 엄청나게 변할 수 있다는 깨달음에 같은 대학 대학원의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해 본격적으로 봉사활동가로서의 삶에 시동을 걸었다. “특별히 잘 하는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없는 대학생이 미스코리아 대회를 만나 꿈을 찾은 거죠. 봉사와 섬김을 강조하셨던 목사 아버지의 영향도 빼놓을 수는 없겠지만요.”

박샤론은 지난 10년 동안 소외아동을 돕는 하트하트재단을 비롯해 다양한 봉사단체에서 홍보대사 등을 맡았다. 최근에는 ‘뷰티풀 그레이스’(Beautiful Graceㆍ아름다운 은혜)란 재단을 직접 만들었다. 재단의 첫 번째 목표는 캄보디아와 태국 국경지대에 있는 포이펫이란 마을의 아동들을 위한 교육시설을 만드는 것이다. “학교도 병원도 공중화장실도 없는 그야말로 허허벌판인 가난한 곳에 2,000명이 넘는 아동들이 방치돼 있어요. 아이들에게 빵을 나눠주고 제대로 된 교육을 시켜주고 싶은 마음 하나로 시작했어요.”

박샤론은 재단을 통해 7월 완공을 목표로 3층짜리 학교건물을 포이펫에 세우는 중이다. 그는 “제 작은 손길로 한 지역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면 꿈만 같다”며 웃었다.

키 178㎝의 남다른 외모 덕에 일찌감치 미스코리아를 꿈꿨을 것 같지만 박샤론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키가 크니 주변에서 모델을 해보란 소리는 들었지만 미스코리아하란 이야기는 못 들어봤다”며 “미스코리아 선이 된 것도 예뻐서 뽑힌 건 아닐걸요?”라며 반문했다. 대회에 대한 정보는 물론 1등을 하고 싶다는 욕심도 없었다. 아는 미용실이 없어 동네 백화점 화장품 코너에서 화장을 받고 합숙에 들어갈 정도로 순진했단다.

본선대회 전 각 지역을 대표하는 미녀들이 한 자리에 모여 팽팽한 기 싸움을 펼치는 한 달간의 합숙과정 때도 또래 친구들과 즐거운 추억을 쌓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앞섰다고. 별다른 욕심 없는 순수한 참가자였던 셈이다. “여중, 여고, 여대 출신이라 여자친구들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너무 편했어요. 실력요? 기본적인 워킹(걷는) 자세도 몰라 같은 방을 쓰는 친구가 답답해하며 가르쳐줄 정도였어요(웃음).”

당시 진에 선정된 이하늬에 이어 선을 차지한 박샤론은 “아름다움에도 다양한 기준이 있다는 걸 내가 보여준 것 같다”며 웃었다.

예전만 못한 미스코리아의 위상이나 대회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에 대해서는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미스코리아 대회가 여성의 지위를 하락시킨다는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며 “외모는 물론 넘치는 끼, 세상에 대한 배려 등 다양한 기준에서 여성들의 아름다움을 평가할 수 있는 기회”라고 평가했다. 자신처럼 인생의 또 다른 꿈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사회봉사의 첫 단추를 꿸 수 있게 한 미스코리아는 제 인생의 큰 축복이고 아름다운 은혜입니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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