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비행기 ‘드론’이 시한폭탄과 다름없는 배터리를 달고 하늘을 날고 있으나 대규모 화학공장이 몰려 있는 울산이나 여수 산단 등에는 드론 비행제한 규정이 없어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울산시 등에 따르면 대규모 석유화학단지가 있는 울산시와 여수, 서산 등은 산업단지 상공에 드론 비행을 제한하는 규정이 없는 실정이다.
무선조종으로 움직이는 드론은 동력원으로 대부분 젤 형태의 고분자로 사각형 팩 구조인 이차전지 ‘리튬 폴리머’(Li-Polymer)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으나, 충격으로 팩에 구멍이 생기거나 과충전·과방전으로 고분자가 공기에 노출되면 산화하면서 폭발이 일어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드론 편대 비행의 선두 주자인 UNIST(울산과기원) 손흥선 교수(기계 및 원자력공학부)는 이와 관련 “리튬 폴리머 배터리는 폭발성이 높다”며 “중국에서 생산된 안전장치 없는 배터리가 국내 무분별 반입되고 있고, 안전장치가 있더라도 추락해 파손되면 바로 폭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리튬 배터리는 폭발하면 높이 2∼3㎙의 불꽃이 일 정도로 위험해 위험성이 드론 동호인이나 RC(무선조종)헬기 전문가들 사이에 익히 알려져 있다.
실제 최근 한 대학 연구소에서 충전 중 폭발했고, 아파트에서 충전 중 터져 불이 난 적도 있으며 충북 영동소방서에서 시행한 실험에서는 충전 중 5분 만에 배터리가 폭발하기도 했다. 특히 드론의 무게는 2∼3㎏에서 5∼10㎏까지 다양해 3㎏ 무게의 드론이 상공 100㎙에서 추락하면 시속 50㎞로 달리는 오토바이와 충돌하는 충격과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드론이 각종 위험 화학물질을 저장하고 있는 석유화학공단에 추락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울산에서는 드론이 석유화학공단 위를 간혹 날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 울산의 한 석유화학업체 관계자는 “어디서 조종하는지 알 수 없는 드론이 공장 상공을 왔다 갔다 할 때가 있어 깜짝 놀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손 교수는 “개인과 특수목적용 드론으로 구분해 규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따라 울산시와 UNIST는 이에 따라 지난달부터 재난관리연구원, 울산발전연구원 등과 안전문제 협의에 들어갔다.
그는 하지만 “환경·안전·산업체 설비점검 등 공익과 관련한 특수목적용 드론은 기술개발 가속화를 위해 배터리 안전성을 철저히 점검한 뒤 비행을 상시 허가해야 드론 활용산업의 발전을 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창배기자 kimc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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