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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웹툰 IP 모바일 게임,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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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웹툰 IP 모바일 게임, 어디까지 왔나

입력
2016.03.25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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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웹툰 산업은 성장 단계로 접어들며 다양한 2차 창작물을 생산하고 있다. 초기 네이버와 다음(현 카카오) 등 포털 사이트가 주를 이뤘던 웹툰은 현재 레진코믹스, 코미코, 짬툰, 탑툰까지 다양한 유료화 모델들이 출범하면서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고 있다. 작품성과 흥행성을 갖춘 다양한 웹툰이 플랫폼에 구애 받지 않게 됐고 2차 창작물 역시 다양한 콘텐츠로 재탄생 되기에 이른 것이다.

웹툰이 갖는 지적재산권(IP)의 힘은 영화, 드라마, 게임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로 재창작돼 정적인 원작에 영혼을 불어넣는다. 특히 스마트폰의 빠른 보급이 이뤄지면서 웹툰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게임들이 출시되고 있어 연일 화제를 모은다. '갓오브하이스쿨' '신의 탑' 등 네이버 웹툰 인기작들이 시장에 공개됐고 '마음의 소리' '노블레스' '소녀더와일즈'가 출시를 목표로 개발중이다.

■ 놀랍지 않은 장기 흥행 '갓오브하이스쿨'

박용제 작가가 연재중인 갓오브하이스쿨(갓오하)은 와이디온라인과 만나 동명의 모바일 게임으로 출시됐다. 지난해 5월 21일 구글플레이를 통해 세상에 나온 갓오하는 당시 레이븐, 뮤 오리진 등 3D 기반의 하드코어 RPG가 주류를 형성하는 시점에 출시돼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 와이디온라인 제공, 채성오기자 편집

그러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원작의 방대한 세계관과 생생한 캐릭터를 그대로 이식한 2D 턴제 RPG는 다양한 마니아층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웹툰이 완결되지 않은 채 계속 연재중이었기 때문에 그 시너지 효과는 배가 됐다.

출시 300일이 넘어간 현재 갓오브하이스쿨은 구글플레이 기준 20일 현재 최고 매출 17위에 올라 있다. 게임 흥행의 지표로 쓰이는 최고 매출 순위에서 1년여가 다 된 게임이 20위권 내에 머물기는 어려운 편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지난해 12월 9일에는 최고 인기를 구가하던 넥슨의 '히트(HIT)'를 꺾고 iOS 앱스토어 최고 매출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일주일간 양대 앱 마켓 최고 매출 순위를 비교하면 구글 플레이와 앱 스토어간 순위의 변동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3일 34위로 출발했던 구글플레이 순위는 20일 17위로 전주 대비 17계단 상승했다. 앱스토어에서는 11위로 출발해 16일 5위까지 올라갔다가 20일 15위에 랭크돼 있다. 상대적으로 이용자가 많고 출시한 지 오래된 구글플레이에서 매출이 상승하고 있어 성공적인 항해를 이어간다는 평가다.

▲ 13일부터 20일까지 갓오브하이스쿨의 구글플레이, 앱스토어 최고 매출 순위 주간 변동 추이. 메이크 인사이트 제공

개발 및 서비스를 담당한 와이디온라인은 지난 15일 구글플레이 기준 출시 300일을 맞아 콘텐츠 업데이트를 실시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업데이트에서는 궁극진화 캐릭터로 액슬리, 이마린 2종과 신규 인연 2종, 캐릭터 요한의 신규 장비 1종이 추가됐다. [진]신일검 추가와 클리어 보상 변경 등 신일검 강림던전이 전면 개편됐으며 300일 기념 캐릭터로 제천대성 휘모리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 갓오브하이스쿨이 출시 300일을 맞아 준비한 업데이트 콘텐츠. 와이디온라인 제공

아쉬운 대목은 현재 동명의 웹툰이 연재를 잠정 휴재한 것이다. 박용제 작가는 누적된 피로를 풀고 좋은 컨디션으로 작품을 연재하고 싶다며 다음달 7일부터 재연재하겠다고 선언했다. 원작이 가지는 파급력이 가장 강한 게임인 만큼 박용제 작가의 휴재가 아쉽다는 의견이 많은 상황.

와이디온라인은 박태준 작가가 연재중인 '외모지상주의'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며 원작 휴재의 아쉬움을 달랬다. 갓오하는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외모지상주의의 주요 인물인 박형석, 하늘, 홍재열 등 캐릭터 9종을 2D 캐릭터로 등장시켰다. 21일까지 진행된 한정 이벤트지만 외모지상주의 캐릭터를 위한 전용 '퀘스트'를 지원해 해당 웹툰을 게임에서도 지원하는 등 유저 편의 콘텐츠 확대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 무너져가는 피사의? '신의 탑'

피사의 사탑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문화 유산일 만큼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물이다. 흰 대리석으로 된 둥근 원통형 8층 탑으로 최대 높이는 58m가 넘고 무게만 1만4,453톤에 달한다. 피사의 사탑이 유명한 것은 쓰러질 듯 기울어져 있으면서도 결코 무너지지 않는 '위태로움'이다.

SIU 작가가 연재중인 신의 탑은 연재 이후 굳건히 네이버 화요웹툰 1위를 지키고 있는 인기 작품이다. 로켓모바일, 라이즈 등 2개의 모바일 게임으로 개발될 만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 신의탑 with 네이버웹툰. 라이즈 제공

라이즈가 개발한 동명의 모바일 게임은 먼저 시장에 공개돼 이목을 집중시켰다. 원작의 주인공 밤과 라헬을 비롯해 탑을 올라가는 동료들과 적들을 어떻게 그려내는가가 최대 관점으로 부각됐다. 게임은 3D와 2D를 조화시킨 배경과 '카툰 렌더링' 시스템을 통해 만들어낸 캐릭터들은 게임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특히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히는 갓오하와 마찬가지로 인기를 얻고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주목도는 더욱 높아졌다.

그런 부담감 때문이었을까. 게임은 출시 후 피사의 사탑처럼 기울기 시작했다.

지난달 18일 출시된 '신의 탑 with 네이버웹툰'은 순위가 집계된 같은 달 21일 구글플레이 최고 매출 순위 45위로 진입했다. 이틀 만에 31위로 뛰어오른 신의 탑은 지난 2일 18위를 기록하며 최고 순위를 경신하기도 했다.

그러나 20위권을 유지다하다 지난 7일부터 21위로 뒤처지기 시작하더니 14일 31위로 떨어졌다가 41위(16일), 52위(19일)까지 추락한 후 20일 현재 56위에 랭크돼 있다.

▲ 13일부터 20일까지 신의탑 with 네이버웹툰의 구글플레이 최고 매출 순위 주간 변동 추이. 메이크 인사이트 제공

업계 전문가들은 콘텐츠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원작의 웹툰의 경우 '탑'이라는 가상의 세계를 두고 다양한 능력자들이 서로의 역할을 살려 모험을 펼치는데 반해 게임에서는 '등대지기' '낚시꾼' 등 일종의 포지션 역할이 무의미해진다. 스킬의 강력함과 공격력에 집중되다보니 역할의 묘미를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픈과 동시에 이른바 서버가 폭발하면서 운영적인 측면에서도 지적을 받았다. 버그는 물론 과도한 보상 지급에 서버를 되돌리는 일까지 벌어져 개발사 라이즈 대표가 공식 카페에 직접 사과문을 올리는 등 미숙한 모습을 보였다.

▲ 신의탑 with 네이버웹툰 게임 화면. 라이즈 제공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 신의 탑은 원작의 스토리를 충실히 반영했고 업데이트의 여지도 남아 있다"며 "문제는 수정사항을 얼마 만큼 업데이트해 가느냐가 될 것이다. 신의 탑은 앞으로 보여줄 것이 많은 게임이다. 제2의 갓오하가 될지는 라이즈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채성오기자 cs86@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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