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옥탑방만을 골라 털며 수억원의 금품을 훔쳐 온 40대 남성이 5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옥탑방 잠금 장치를 훼손해 침입한 뒤 금품을 훔친 혐의(상습절도 등)로 배모씨(45)를 구속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배씨는 2014년 1월 서울 성동구 A씨 옥탑방에 침입해 1,100만원 상당의 시계를 비롯해 2,935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치는 등 2011년 10월부터 이달 4일까지 217차례에 걸쳐 3억6,217만원 상당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주로 낮 시간대에 옥탑방을 돌며 문을 두드려 집이 비어있는 것을 확인한 뒤 일자 드라이버로 출입문 잠금 장치를 부수고 침입하는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특히 중국동포들이 재산을 주로 현금이나 금괴 형태로 집에 보관한다는 점을 이용, 중국동포가 많이 사는 성동, 영등포, 구로구를 집중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배씨의 범행은 경찰이 2014년 1월 성동구 성수동에서 발생한 옥탑방 도난 신고를 접수해 수사에 착수, 2년 가까이 폐쇄회로(CC)TV 1,000여대를 분석한 끝에 지난 15일 동작구의 한 모텔에서 검거하며 막을 내렸다.
경찰 조사 결과 절도 등 전과 11범인 배씨는 같은 범행으로 징역 1년을 선고 받고 복역, 2010년 9월 출소한 뒤 1년 만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사고로 다리를 다쳐 일을 할 수 없게 돼 범행을 저질렀다”며 “마음은 불안했지만 자수할 용기도 없어 밤이 되면 여관 안에서 술을 마시며 살아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배씨가 경찰 수사망을 따돌리기 위해 2~3일에 한 번씩 여관을 옮겨다녀 뒤쫓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배씨의 추가 범행과 물건 처분 경로를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경주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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