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희생양 행세 구태” 비난도
유승민 지역구에 이재만 단수 추천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이 24일 전날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대구 동을) 의원을 향해 “우리 당을 모욕하고 침을 뱉으며 자기 정치를 위해 떠난 것”이라고 비난했다. 공관위가 총선 후보자 등록 전날까지도 유 의원의 지역구 공천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않아 사실상 탈당을 종용한 상황이었던 만큼 당내에선 이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적반하장(賊反荷杖)’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공관위 활동을 마치는 소회를 밝히면서 “공천 과정에서 가장 안타까웠던 점은 정치인이 지켜야 하는, 최소한의 정치적 도의 같은 중요한 가치들이 개인의 유불리에 따라 왜곡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어제 한 의원이 당을 떠나며 정의와 원칙을 주장, 권력이 자신을 버렸다며 정치적 희생양을 자처했다”며 “정치인들이 자기 정치를 합리화하기 위해 이런 가치를 함부로 인용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정치적 희생양처럼 행세하는 것도 청산해야 할 구태정치라며 “그 분(유 의원)은 버려진 게 아니다. 그 분 스스로가 국민이 부여한 집권여당의 무거운 책임을 던져 버렸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브리핑 시간의 3분의 2 이상을 유 의원의 탈당을 비판하는 데 할애했다. 그는 “정부가 만류함에도 억지로 법(국회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대통령의 비토권을 발동하도록 만든 것은 당 정체성 위반”이라며 지난해 7월 청와대가 유 의원을 원내대표직에서 찍어 내린 ‘국회법 파동’을 언급했다. 그는 또 “(유 의원은) 우리당에 입당한 이래 꽃신을 신고 꽃길만을 걸어왔다”며 “우리 당의 텃밭에서 3선의 기회를 주고 늘 당의 요직을 맡겼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위원장은 이날 “당 대표와 공관위 간의 마찰은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며 공천과정에서 있었던 김무성 대표와의 불화에 대해선 사과했다.
정승임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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