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는 도시철도공사 신규직원 채용 비리 의혹에 대한 감사를 벌여 점수조작 사실을 확인하고, 이 사건에 연루된 차준일(65) 사장과 인사관리 총괄 책임자인 황재하 경영이사를 해임과 함께 경찰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또 점수 조작에 가담한 도시철도공사 직원과 외부 면접위원 등 6명도 경찰에 고발키로 했다.
대전시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지난 18일부터 23일까지 감사반 3명을 투입하여 도시철도공사에 대한 감사를 실시한 결과, 신규직원 채용 시 특정 응시자의 면접시험 평정표 점수를 조작하여 1명을 부정 합격시킨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차 사장은 인사업무 관련 직원에게 응시자 2명의 이름을 알려주고 “잘 챙겨보라”고 지시했고, 이 직원은 면접위원들에게 이를 전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전시는 도시철도공사 직원 7명과 외부 면접위원 1명이 조직적으로 가담해 면접채점표 점수를 조작한 사실을 확인했다. 내부 면접위원 2명은 면접시험평정표에 연필로 기재한 후 나중에 조작 수정하였으며, 외부 면접위원 1명은 평정표를 의도적으로 정정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전시는 외부 면접위원은 사장이 추천을 했다고 덧붙였다.
대전시는 채용비리에 관련된 8명을 수사기관에 고발하고, 사장과 경영관리이사를 해임하는 한편 시 조례 및 공사 직제규정에 따라 기술이사를 사장 직무대리로 지정할 계획이다.
대전도시철도공사는 이달 초 11명의 신규직원 합격자를 발표했는데 이 가운데 기관사(승무 9급) 면접 과정에서 필기시험 점수가 낮은 2명에게 면접점수를 높여주는 방식으로 평정을 조작, 이 중 1명을 합격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전시 이택구 기획조정실장은 “산하 공기업 전체에 대해 채용시스템 등 인사 관련 규정을 정비하고, 이런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도시철도공사 채용비리를 수사하고 있는 대전지방경찰청은 23일 차 사장을 소환조사해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했다. 또 대전시의 고발이 이뤄지면 인사비리 관련 혐의자들에 대해 소환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허택회기자 thhe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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