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희경ㆍ박경미ㆍ신용현 전진 배치
기초과학 쏠린 관심 반영한 듯
‘송희경 박경미 신용현’
20대 국회에 입성할 여야 3당의 비례대표 1번 의원들이다. 여야는 4ㆍ13 총선에서 ‘당의 얼굴’인 비례대표 1번으로 수학ㆍ과학 등 이공계 인사를 전진 배치, 구글의 인공지능(AI)프로그램 알파고로 인해 몸값이 치솟은 기초과학에 대한 관심과 의지를 드러냈다.
새누리당은 사물인터넷(IoT)과 클라우드 산업 전문가인 송희경 전 KT 전무를 비례대표 1번으로 지명했다. 송 전 전무는 대우정보시스템의 첫 여성 임원에 이어 KT에서도 전무급 이상 임원 중 유일한 여성이었다. 지난 19대 총선에서도 여성 과학자인 민병주 의원이 비례대표 1번을 받았다. 새누리당의 비례대표 8번을 받은 김성태 전 정보화진흥원 원장과 19번의 조명희 전 국가우주위원회 위원도 과학기술 분야 출신이다.
더불어민주당의 비례대표 1번은 박경미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다. ‘수학콘서트’등 교양서 저술을 통해 알려진 박 교수는 제자의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소명이 받아들여져 1번을 유지하게 됐다. 더민주는 또 문미옥 전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기획정책실장을 비례대표 7번에 배치했다.
국민의당은 신용현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원장을 비례대표 1번에 내세웠다. 신 원장은 연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1984년부터 표준과학연구원에 근무했다. 국민의당은 비례대표 2번에도 고체물리학 분야의 세계적 학자로 평가 받는 오세정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를 배치했다.
주로 소외계층이나 당의 정체성과 관련된 인물을 비례대표 1번으로 내세웠던 역대 선거와 달리, 여야가 공통적으로 이공계 출신을 선발한 것은 20대 국회의 ‘과학입국(科學立國)’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다는 평이다. 뿐만 아니라 이세돌 9단과 알파고 간 대국 후 인공지능 분야의 기초학문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반영됐다는 해석도 있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이번 비례대표의 ‘보이지 않는 손’은 알파고였다는 우스개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반면 정의당은 다른 정당들과는 달리 11일 당원들의 투표를 바탕으로 일찌감치 명부를 확정했다. 비례대표 1번에는 노동전문가인 이정미 당 부대표, 2번에는 김종대 국방개혁기획단장, 3번에는 추혜선 전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이 배정을 받았다.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