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679개 옥상공원 조성
서울도서관 하늘뜰 전망 최고
동국대 하늘마루는 세계대회 금상
헌재 백송공원선 북촌이 한눈에
바람은 다소 차지만 서울의 낮 최고 기온이 영상 10도를 넘어서면서 봄이 한층 가까워진 24일 오후. 서울도서관 5층 옥상정원 하늘뜰에서 만난 취업준비생 김재원(25)씨는 모임에 늦었다며 서둘러 짐을 챙기고 있었다. “도서관에 왔다가 우연히 옥상정원 안내 표지판을 보고 올라 왔다”는 김씨는 “원래 야외 테라스를 좋아하는데 시야가 확 트인 옥상정원에 기분 좋게 앉아 있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고 말했다.
도시화에 따른 도심 열섬 현상, 생활권 녹지 부족, 건축물 생태용적률 인센티브 지원 등으로 서울 곳곳에 옥상정원, 일명 루프탑 가든이 늘고 있다. 서울시도 시ㆍ구ㆍ교육청 건물이나 법원, 경찰서 같은 공공건물을 대상으로 옥상정원을 조성 중이다. 2002년 민간 건축물 옥상녹화 조성사업을 시작한 시는 2005년부터 공공건축물을 대상지에 추가해 공공과 민간에 지난해까지 총 679개의 옥상정원을 조성했다. 굳이 비싼 돈 내고 루프탑 카페에 가지 않아도 서울의 경치를 한눈에 내려다보며 봄을 맞을 수 있는 곳이 곳곳에 마련돼 있다는 이야기다.
2012년 10월 문을 연 서울도서관의 하늘뜰이 대표적이다. 3월부터 11월까지 도서관 정기 휴관일인 월요일과 법정 공휴일을 제외하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한다. 카페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나뉘어 있으며 총 면적은 1,063㎡ 규모다. 서울시가 지난해 8월 국세청 별관 건물을 철거하면서 이국적인 자태를 드러낸 로마네스크 양식의 3층짜리 서울주교좌성당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이 좋다. 멀게는 남산타워, 경복궁, 청와대까지 시야에 잡힌다.
2008년부터 조성된 동국대 서울캠퍼스의 14개 옥상정원 하늘마루는 광고 촬영지로도 종종 활용되는 명소다. 2010년 상하이 세계옥상녹화대회에서 세계옥상화원최고단위금상을 받았다. 그 중 2,091㎡ 규모의 학술문화관 옥상정원은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에서 가장 가깝다.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옥상에 있는 백송하늘공원은 삭막한 도심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이 찾기에 좋은 옥상정원이다. 2008년 9월 2,763㎡ 면적으로 조성됐다. 북촌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게 특징이다.
그밖에 성북구 하월곡동 월곡종합사회복지관 옥상정원은 꽃 심기 체험 행사 등 아동 대상 다양한 이벤트를 열어 지역 주민들에게 인기가 높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옥상에 조성된 하늘마당도 옥상 활용의 새 가능성을 보여 주는 사례다. 2011년 이 대학원은 정원 개장과 함께 ‘도시, 옥상, 정원의 재발견’이라는 학회를 열기도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옥상녹화 사업은 토지보상비를 들일 필요 없이 도시 외곽에 편중된 생활권 녹지를 늘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도시생활의 질적 향상을 위해 올해 안으로 17개 공공과 민간건물에 옥상녹화 사업을 추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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