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핵과 미사일 능력 과시에 열을 올리고 있는 북한이 이번엔 고체연료를 이용한 미사일 엔진 실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4일 대(고)출력 고체로켓 발동기(엔진) 지상 분출 및 계단분리시험(단 분리 실험)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로켓 공업발전에서 새로운 도약대를 마련한 영원히 잊지 못할 역사적인 날이다”며 “적대세력들을 무자비하게 조겨댈(때릴) 수 있는 탄도로켓의 위력을 더욱 높일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고체연료 추진체는 액체연료보다 연료 준비 및 발사 시간이 대폭 단축되고, 미사일 이동도 쉬워 ‘언제, 어디서든’ 기습적으로 발사할 수 있어 위협적이다. 북한은 그간 단거리 미사일이나 방사포 등 다연장로켓에만 고체연료를 사용해왔는데 이번 실험이 성공했다면, 중장거리 미사일을 비롯해 미국 본토를 겨냥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도 고체연료 엔진 전환이 가능해진다. 국방부는 “고체연료 로켓 개발 추진단계로 보인다”며 “고체연료로 가는 것은 상시 발사가 가능하다는 의미로, 핵·미사일 진척 과시용”이라고 평가했다.
군사전문가들 사이에선 고체연료로 전환되면 북한의 핵 미사일 발사를 사전 탐지하고, 선제 공격하는 우리의 방위시스템인 킬 체인(Kill Chain)이 무력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체연료는 한번 주입해놓으면 이동해 다니면서 바로 발사할 수 있는 등 기동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사전 징후를 포착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김대영 국방안보포럼연구위원은 “선제타격이 쉽지 않은 만큼, 킬 체인의 근본적 재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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