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가 1,200조원을 넘어섰다.
오랜 경기부진으로 가계부채가 나날이 늘지만 상환능력은 약화되는 추세다. 부채 상환능력이 크게 떨어진 한계가구들이 빚의 악순환에 갇혀 마땅한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작은 외부충격에도 쉽게 붕괴되어 사회문제화 될 개연성이 높다.
과도한 빚을 감당 못해 채무불이행 상태와 힘든 생활고를 겪는 한계가구의 경제적 회생을 돕는 보호 장치가 '신용회복지원제도'다. 빚 갚을 능력을 상실한 과중채무자에 대해 채무감면이나 상환기간연장 등의 채무조정을 통해 이들이 경제적으로 재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신용회복지원은 신용회복위원회가 주관하는 사적 제도와 법원이 주관하는 공적 제도로 구분된다. 사적 제도에서는 금융사들이 참여하여 개인워크아웃과 서민금융지원 등으로 채무부담을 줄여준다. 반면 공적 제도는 개인회생과 파산을 지원하는 법제화된 절차로 모든 채무가 조정대상이다.
사적 제도의 채무조정은 금융사의 연체채무만을 대상으로 한다. 개인워크아웃을 통해 연체기간 90일 이상인 다중채무에 대해 이자감면, 원금감면, 분할상환 및 상환기간연장 등의 채무조정을 해준다. 연체기간이 90일 미만인 경우에는 프리워크아웃을 이용할 수 있다. 아울러 자산관리공사를 통해 연 20%이상 고금리대출을 저금리 대출로 전환 받을 수 있다.
공적 제도에서는 금융사 채무뿐 만아니라 사금융 채무도 포괄하여 구제대상이 된다. 현재 일정한 수입이 있는 다중채무자로 지급불능상태에 있거나 발생할 위험성이 있는 경우에 회생절차를 신청할 수 있다. 원리금의 최대 95%까지 감면받을 수 있으나 최장 5년간 생활비를 제외하고 남은 채무를 성실히 변제하여야 한다.
개인파산은 모든 채권자가 평등하게 채권을 변제받도록 보장함과 동시에 채무자에게 남은 채무의 변제책임을 면제받도록 한다. 성실하지만 불운하게도 과도한 채무로 절망에 빠지고 생활의 의욕을 상실한 채무자를 구제하기 위함이다. 다만 파산선고가 내려지면 일정기간 동안 공사법상과 경제활동 등에 권리제약의 불이익이 따른다.
최근 제정된 '금융생활지원에 관한 법(서민금융진흥원법)'으로 제도이용의 문턱이 낮아질 전망이다. 불가피한 사정 때문에 경제적으로 막다른 상황까지 내몰려 있다면 악성부채의 빚을 더 키우지 말고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신용회복지원제도 활용이 채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여 부채의 악순환을 끊고 자활과 신용을 회복하는 길이 될 수 있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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