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역량서 비중 3년 만에 2.7%P↓
중국은 같은 기간에 0.9%P 늘어
한국 10대 품목 의존도 75.7%
美 55% 中 68%에 비해 높아
우리나라 수출 주력 품목들이 전 세계 수요가 점점 감소하며 갈수록 안 팔리는 품목들에 쏠려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한국경제연구원의 ‘10대 수출품목 의존도 국제비교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교역량에서 주요 국가의 10대 수출 품목이 차지하는 비중을 조사한 결과 한국은 2011년 48.3%에서 2014년 45.6%로 2.7%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은 39.6%에서 40.5%로 0.9%포인트 상승했다. 미국의 10대 수출품목 비중도 51.9%에서 49.7%로, 일본은 37.9%에서 37.0%로 각각 줄었지만 우리만큼 하락폭이 크진 않았다.
우리나라의 10대 수출품목(2014년 기준)은 전기기계장치ㆍ기기, 자동차, 석유ㆍ석유화학제품, 수송장비, 통신ㆍ녹음기기, 과학ㆍ통제기구, 철강, 플라스틱 제품, 유기화학제품, 산업용 일반기계ㆍ장비 등이다. 이중 자동차, 통신기기, 석유화학제품 등은 미국 중국 일본도 수출 주력 품목이다. 그러나 우리와 달리 미국은 정밀기계와 자동화처리 장치(데이터 처리, 사무용 기기 등), 일본은 정밀기계와 수력ㆍ화력ㆍ원자력 등 발전소 관련 제품, 중국은 주석ㆍ알루미늄 등 금속제품과 섬유제품 등이 10대 수출 품목으로 특화되어 있다. 다른 국가들이 우리나라보다 수출 상품의 한계 상황이 상대적으로 덜한 것도 이런 품목들의 경우 세계적인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갈수록 팔리지 않는 제품들이 우리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것도 문제다. 수출 10대 품목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우리나라가 75.7%로 가장 높다. 미국은 55.4%, 중국은 67.8%, 일본은 69.8%다.
특히 한국은 전체 수출액 중 상위 20개 품목을 제외한 나머지 제품들의 비중이 8%에 불과하다. 주력 20개 품목 외에 다른 제품들은 수출 기여도가 극히 미미하다는 것인데, 미국(24.3%), 중국(14.8%), 일본(11.0%) 등이 다양한 품목들을 골고루 수출하는 것과 대비된다.
일부 품목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을 경우 경기 변동에 휘둘릴 위험이 커진다. 우리 수출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석유화학 제품의 경우 지난해 저유가로 인한 단가 하락 때문에 총 수출액이 전년 대비 21.4%나 감소하며 전체 수출 실적 악화의 주범이 됐다.
변양규 한경연 거시연구실장은 “기존 수출 주력업종이 우리나라 전체 수출 성장을 이끌었지만 이젠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며 “새로운 수출 품목 개발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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