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미남 장근석은 제발 잊어주세요. 이제 저도 서른입니다.”
뽀얀 피부 덕에 여전히 앳된 얼굴이지만 그도 이제는 진짜 배우로 거듭나고 싶다고 호소했다.
장근석(30)이 24일 오후 서울 목동 SBS홀에서 열린 SBS 새 월화드라마 ‘대박’ 제작발표회에서 변신을 선언했다. 그는 “20대 후반까지 대중이 기억하는 장근석은 ‘꽃미남’ 딱 하나의 이미지가 아니었을지 항상 의심했다”며 “지금까지의 이미지를 다 버리고 30대에 접어든 남자 배우로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육룡이 나르샤’ 후속작으로 28일 첫 방송되는 ‘대박’에서 장근석은 왕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투전 하나로 조선 팔도 노름판을 제패하는 백대길 역을 연기한다. ‘대박’은 그가 2년만에 출연하는 국내 드라마다.
그는 사극과 꽤 긴 인연을 지녔다. 아역 시절 ‘여인천하’(2002)에 출연했고, ‘황진이’(2006)와 퓨전 사극 ‘쾌도 홍길동’(2008)에도 얼굴을 비췄다. 하지만 드라마 전체를 이끌어가는 주연은 ‘대박’이 처음이다. 곱상한 외모 때문에 선 굵은 배우들이 도맡기 마련인 사극과 그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았다. 그 동안 출연한 작품 대부분에서 화려한 외모와 장난기 넘치는 이미지를 내세운 캐릭터를 주로 맡았다. 장근석은 “지금까지 사극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소재인 도박판에 사내들의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 끌렸다”고 말했다. 그는 “대길의 남자다운 이미지는 촬영을 하면서 충분히 만들어나갈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함께 출연하는 배우 임지연도 이날 “꽃미남 장근석과 거친 성격의 백대길이 과연 어울릴까 생각했는데 의외로 잘 어울려 놀랐다”는 반응이다.
아역 출신의 성인 연기자란 공통점을 지닌 배우 여진구(영조 역)와의 호흡도 볼거리다. 장근석은 “여진구는 무서운 배우다. 10살 아래 동생인데도 남자끼리의 기 싸움이 팽팽했다”고 치켜세웠다. 장근석은 “연기에 임하는 자세가 무서울 정도로 진지해 진짜 배우란 생각이 든다”고도 말했다.
‘아시아 프린스’란 별명에 어울리게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장근석을 보기 위해 일본 등 각국에서 수십 명의 팬들이 몰려 들었다. 장근석은 “촬영할 때마다 팬들이 직접 오시거나 선물을 준비해주는데 그런 팬들이 있어 진심으로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는 일본 투어를 포함해 쉬지 않고 일하고 싶은 마음”이라며 향후 활동 계획을 밝혔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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