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가 금융회사 파산 주범의 해외 은닉재산 발굴을 위해 현지에 신고센터를 설립한다.
24일 예보는 국내 경제사범의 은닉재산이 빈번하게 발견되는 미국, 캄보디아, 호주 등을 대상으로 해외 은닉재산 신고센터를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설립 국가나 일정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 부처와 협의를 거쳐 확정된다.
지금까지 예보는 해외 사설탐정을 고용하거나 현지 검찰과 협업을 통해 해외 은닉재산을 회수해 왔다. 예보는 세월호 실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일가가 미국에 숨겨둔 부동산을 찾는데도 사설탐정을 동원했다. 지난해 11월에는 6년 간 추적 끝에 으뜸저축은행을 파산으로 몰고 간 부동산개발업자 장모(59)씨가 캄보디아에 차명으로 숨겨둔 부동산을 발견하고 소송을 통해 800만달러(약 92억원)를 회수했다.
하지만 예보는 지금 방식으로는 은닉재산 찾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해외에 사무소를 설치해 직접 은닉재산 조사, 회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예보가 2007년 이후 찾아낸 금융회사 부실 책임자의 해외 은닉재산은 5,910만달러(약 689억원)로 이 가운데 회수를 마친 금액은 1,390만달러(23.5%)에 그쳤다. 제3자를 통해 현지 상황을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다 보니 시간이 배로 들었기 때문이다. 부가 비용도 만만치 않다. 탐정 수수료, 변호사 수임료 등 은닉재산을 찾고 회수할 때 들어간 비용은 전체 회수금(1,390만달러)의 11%에 달했다.
예보 관계자는 “지금도 국내에 있는 은닉재산 신고센터로 신고가 많이 들어오고 있지만 물리적 거리 등 한계가 많다”며 “아무래도 직원이 직접 현장을 확인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 해외 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옥진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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