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7단독 엄철 판사는 유명 치과 체인점 전직 대표 차량에서 2억8,5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절도 및 사기)로 기소된 A(30)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해 평소 알고 지내던 김모씨가 차량에 거액의 현금과 수표, 주식을 싣고 다닌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김씨는 한때 전국에 지점 30개를 두고 큰 돈을 벌었지만, 이후 세금 탈루 혐의로 구속됐다가 재판 중 보석으로 풀려났다. 하지만 탈세에 따른 가압류나 몰수, 추징을 염려한 그는 정상적인 은행거래를 하지 못하고 거액의 돈을 차에 보관했다.
김 대표의 ‘트렁크 금고’를 털기로 마음 먹은 A씨는 지난해 6월 서울 강남구의 한 마사지 가게로 김씨를 불러냈다. 김씨보다 30분 먼저 가게를 빠져 나온 그는 주차장으로 향했다. 김씨 차량의 트렁크에는 5만원권 지폐 900장과 100만원권 수표 20장이 들어있었다. 조수석 사물함에는 2억2,000만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 11만주가 담겨있었다. A씨는 현금과 수표, 주식을 챙겨 달아났다.
김씨는 도난신고를 한 뒤 수사기관에 “A씨가 범인인 것 같다”고 진술했고, A씨는 신고 두 달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A씨는 남의 카드를 몰래 쓴 혐의까지 더해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경찰에서 수표는 훔쳐 유흥비로 탕진했다고 인정했다. 현금은 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지연기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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