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사우나를 골라 다른 손님들의 탈의실 옷장을 턴 20대 남성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상습적으로 사우나 옷장에서 현금과 금품 등을 훔친 혐의(특수절도)로 윤모씨(26)와 이모씨(24)를 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두 사람은 지난달 24일 서울 서초구의 한 사우나 탈의실 옷장에서 265만원을 훔친 것을 시작으로 이달 13일까지 서초구와 양천구의 사우나 2곳에서 총 5회에 걸쳐 500여 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모텔에서 합숙하며 인터넷을 통해 시설이 허름한 사우나를 검색해 범행 대상으로 삼았고 입장할 때 받은 열쇠를 탈의실 옷장 문틈에 끼워 넣은 뒤 힘을 줘 젖히는 수법으로 현금 373만원과 시가 130만원 상당의 시계를 훔쳤다. 범행 대상 사우나는 대부분 아날로그식 구형 옷장을 사용하던 터라 이들이 문을 여는 데는 5초 가량 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들은 13일 또 다른 범행을 위해 앞서 두 차례 범행을 저질렀던 서초구의 사우나를 다시 찾았다가 잠복 중이던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2013년 서초구의 한 피자가게에서 함께 일하며 친분을 쌓았으며 당시에도 도서관 등에서 함께 절도 행각을 벌여 2차례 실형을 선고 받고 수개월간 복역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각각 지난해 8월과 1월 출소한 이들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다시 범행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두 사람은 경찰 조사에서 “훔친 돈을 대부분 유흥비나 불법 스포츠토토 구입 등에 썼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을 재연해보니 생각보다 더 쉽게 옷장 문이 열렸다”며 “추가로 저지른 범행이 있는지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허경주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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